행복주택 인기 고공행진...“청년임대 공급, 부족하다는 의미”

행복주택 인기 고공행진...“청년임대 공급, 부족하다는 의미”

기사승인 2021-07-16 06:00:15
사진=안세진 기자
[쿠키뉴스] 안세진 기자 =서울 내 행복주택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학생 등 청년을 대상으로 한 주택 공급 물량이 적어 신청자가 대거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들은 행복주택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임대주택이 청년층을 위해 공급돼야 함을 강조했다.

행복주택은 학생‧신혼부부‧청년‧노인 등 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해 주변시세의 60~80%로 임대하는 아파트다.

16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지난 9일 마감한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 행복주택’ 청약에서 청년을 대상으로 공급한 전용면적 26㎡ A타입은 6가구 모집에 8834명이 지원, 1472.33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같은 단지에서 대학생·청년을 대상으로 공급한 전용면적 14㎡ A타입도 26가구 모집에 6367명이 신청해 244.88대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잠실 행복주택은 전용 26㎡ 기준 임대료가 보증금 1억1736만원에 월세 37만1640원으로 책정됐다.

청년을 대상으로 공급하는 공공임대 주택들 경쟁률은 최근 치솟고 있는 추세다. 올해 초 청약 접수를 받은 1차 역세권 청년주택 중 마포 상수동 ‘홍대 크리원’ 18㎡은 2가구를 모집하는 데 1235명이 청약해 경쟁률이 617대1이었다. 강동구 천호동 ‘천호역 한강리슈빌’ 19㎡은 11가구에 3955명이 신청, 경쟁률 359.5대1로 청약 마감했다.

이는 지금까지 외면 받던 임대주택의 모습과 대비된다. LH가 관리하는 공공임대‧국민임대‧신축다세대‧영구임대‧행복주택 빈집은 2016년 5520호에 불과하던 것이 2017년 7239호, 2018년 9412호, 2019년 1만3250호로 꾸준히 늘어왔다. 특히 행복주택은 2017년 대비 빈집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이었다. 2017년 580호였던 행복주택 공가는 2020년 8월말 기준 5386호로 무려 9배 이상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대학생 등 청년을 대상으로 한 주택 공급 물량이 적어 신청자가 대거 몰렸다는 분석이다. 정부의 주거지원 정책이 신혼부부 등 특정 계층을 중심으로 이뤄지다보니 청년 1인가구는 주거지원 대상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은 줄곧 제기돼 왔다.

여기에 시세보다 더욱 저렴해진 계약금은 청년 1인가구의 관심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LH는 이번 행복주택 입주자 모집부터 초기 계약금 마련이 어려운 청년 등을 위해 계약금을 기존 임대보증금의 10%에서 5% 수준으로 줄이기도 했다. 서울 잠실 행복주택의 경우 계약금은 586만원 수준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임대료를 보면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 강남권에 위치해 출퇴근이 편한 데다, 임대료도 시세보다는 저렴한 만큼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청년층의 청약이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어 “높은 집값과 전세난이 심한 요즘 공공임대주택 공가는 늘어나고 있다. 외딴 곳에 지어놓으니 아무도 찾지 않는 것”이라며 “직주근접의 원칙에 부합하도록 하는 등 수요가 있는 곳에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선 행복주택을 비롯한 임대주택 공급이 서울‧수도권에서 부족한 상황인 만큼 경쟁률이 몰린 것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민달팽이유니온 관계자는 “서울 행복주택은 지역 특성상 늘 경쟁률이 높았다. 여기에 1인가구 대상 소득기준까지 완화되면서 이번에 더욱 높은 경쟁률이 나온 거 같다”며 “하지만 이는 반대로 그만큼 서울 내 임대주택 공급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서울시 재보궐선거를 거치면서 기존 주거정책이 새로 검토 중인 만큼 사회주택 등 여러 임대주택 공급이 멈춰있다”며 “행복주택의 높은 경쟁률은 동시에 다양한 임대주택을 공급해야 하는 상황임을 알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asj0525@kukinews.com
안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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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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