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위원회는 올해보다 5.1% 오른 시급 9160원으로 결정했다. 3년간 가장 높은 인상률이다. 이로써 월급(209시간 기준)은 191만4440원으로, 올해보다 9만1960원이 올랐다.
아파트, 빌딩 등 부동산의 자산가치가 비현실적으로 오르고 있는 작금의 상황에서 최저임금이 동결되는 것은 어차피 힘든 일이었다. 이러한 환경에서 최저임금이 오르지 않으면 근로자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매우 커질 것은 불 보듯 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정치적인 이해관계와 노동자, 사용자측이 팽팽하게 맞선 순간에 9000원 초반대의 결정은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이미 예견할 수 있는 현실적 선택이었을지 모른다.
임금협상은 애초에 사용자, 노동자 측 모두 각각의 입장에서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는 어려운 이슈인데 올해처럼 임금협상이 매우 어려운 시기에 생각보다 빨리 매듭이 지어진데 대해 놀랍기도 하다.
한편, 자영업의 상징격인 한국편의점주협의회는 '이번 최저임금 인상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주휴수당과 4대보험, 퇴직금 등을 모두 계산하면 실질적인 최저임금이 1만원이 넘어 수익을 내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 순간에도 편의점 브랜드들이 치열한 단가 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임금이 올랐다고 판매상품의 가격을 마음대로 올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구매량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최고의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회사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할 때의 일이었다. “재료비도 오르고, 인건비도 올라 수익률이 떨어지는 것이 걱정이다”라느 질문에 “빵 가격을 올리면 되지 않느냐”라고 반문 했더니 빵가격을 100원만 올려도 구매율이 떨어진다는 답변이 날아왔다. 이처럼 임금이 오른다고 해서 메뉴와 상품의 가격을 ‘단순 인상’할 수도 없기 때문에 자영업자들의 한숨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유사이래 요즘처럼 ‘가성비’가 이슈가 된 적이 없다. 외식사업가 백종원씨가 쏘아 올린 ‘아메리카노 1500원’의 가성비 끝판왕 커피 가격은 이제 아메리카노 한 잔의 준거가격(소비자가 제품의 구매를 결정할 때 기준이 되는 가격)이 되었다. 그래서 우리가 그동안 저가커피전문점으로 인식하고 있던 ‘이디야’의 아메리카노 3200원 커피 가격은 이미 중간가격이 되어버린지 오래다. 이러한 가성비는 커피뿐만 아니라 파스타, 곱창 등 많은 업종에 도미노처럼 연결되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최근 가성비를 앞세운 밀키트 상품들이 끊임없이 쏟아지고 있어 기존의 음식점과 배달업종의 자영업자들이 긴장하고 있는 상태다. 또한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의 배달 어플과 이커머스 회사들이 출혈을 감수하며 최저단가 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설픈 가격 인상은 오히려 손님을 손절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이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무인창업과 1인 창업, 소규모 창업의 이슈는 더욱 가속화 될 것이고 반대로 일부에선 가격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따라서 가격이 오르거나 가성비의 단가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복잡한 양상이 될 것이다.
특히, 내년 최저임금 인상의 결과로 최근 등불처럼 번지고 있는 자영업자들의 치열한 배달 경쟁속에 라이더 비용은 인상되고 가격은 올릴 수 없는 저수익률 딜레마에 빠지게 될지도 모른다.
그래서 오늘도 우린, 나만의 상품을 개발하는 노력을 계속 해야만 한다. 아니, 꼭 해내야 한다.
이홍구 한국창업트렌드연구소장(창업피아 대표)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자문위원
전)동국대 프랜차이즈 전문가 과정 주임교수
유튜브 ‘창업의신’ 운영자
*한국창업트렌드연구소(창업피아 대표) 이홍구 소장은 국내 대표적인 창업전문가로 창업컨설팅 경력이 25년이다. 1000여 건의 개인 창업컨설팅과 프랜차이즈 기획&인큐베이팅을 수행해오고 있다. 많은 방송 출연과 경제 채널에서 MC를 맡아왔으며 강연과 칼럼 등을 통해 대중에게 익숙한 창업칼럼니스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