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확진’ 청해부대…“장병을 사지로” 커지는 정부 책임론

‘82% 확진’ 청해부대…“장병을 사지로” 커지는 정부 책임론

기사승인 2021-07-19 19:37:01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청해부대 34진 전원을 국내로 이송하기 위해 급파된 군 수송기가 19일 오후 현지에 도착했다. 연합뉴스
[쿠키뉴스] 정진용 기자 = 청해부대 34진 문무대왕함(4400t급) 승조원 82%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파병 장병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이 이뤄지지 않은 배경을 두고 국방부와 질병관리청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모양새다. 야당에서는 정부 책임론을 거론하고 나섰다.

정은경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장(질병관리청장)은 19일 오후 정례브리핑을 통해 질병관리청 측에서 백신 국외 반출을 막았다는 국방부 주장을 반박했다.

정 단장은 “해외파병 부대에 백신을 보내려고 했지만 질병청이 국외 반출이 안 된다고 한 것은 합동참모본부(합참)의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며 “아직 국외 반출과 관련해 세부적으로 논의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정 단장은 “다만 비행기를 통해 백신을 보내야 하고 백신 유통 문제상 어렵다고 판단해 (청해부대에) 백신을 공급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백신 국외 반출이 금지됐더라도 청해부대 문무대왕함은 국제법상 우리나라 영토로 간주되는 만큼, 승조원 백신 접종이 가능했을 것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정 단장은 청해부대로 백신을 보낼 수 있었냐는 질문에 “국제법과 관련해서는 우리 군인에 대한 접종이기 때문에 제약사와 협의해 백신을 보내는 것은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답했다.

국방부는 청해부대 장병들에 사전에 백신을 보내지 않는 등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잇따르자 해명 입장을 내놨다.

국방부는 전날 ‘사실은 이렇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카드뉴스를 제작해 “청해부대 34진은 (국내에서 군에 백신이 도입되기 전인) 2월 출항해 파병 전 예방접종이 불가했다”고 해명했다.

현지 접종을 추진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청해부대 34진의 경우, 최초 백신접종 대상 포함 여부를 검토할 당시 원해에서 작전임무가 지속되는 임무특성상 아나필락시스 등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 발생 시 응급상황 대처가 제한되는 점, 함정 내에선 백신 보관기준의 충족이 제한되는 점 등을 들어 현지접종이 곤란하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청해부대 34진 전원을 국내로 이송하기 위해 출국한 특수임무단이 19일 오후 문무대왕함에 승선해 방역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군은 소극적 대응 비판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정부가 제출한 ‘국군부대의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 파견연장 동의안’(청해부대)에 따르면 이번 파견은 유엔 안보리 결의 근거로 연합해군사 및 해수부·외교부·국내 해운단체의 요청 등을 고려했다고 했다”며 “우리 청해부대는 유엔에 백신 접종을 요청할 권리가 있고 명분도 있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청해부대 34진이 출항 시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았다면 국내의 앞선 상황 등을 고려해 유엔에 협조를 구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며 “그것이 불가했다면 기항지에서 현지인과 접촉해 물자보급을 하는 최소한의 인원이라도 모든 수단을 강구해 백신 접종을 마무리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야당에서는 “정부와 군이 우리 장병을 사지로 몰아넣었다”며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주 국민의힘에 입당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기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망망대해 배 위에서 힘들어 할 장병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너무 아프다”면서 “문재인 정부는 (파병부대를 위한) 백신 반출이 유통상 문제로 어려웠다고 하는데 궁색한 변명으로 들린다. 교정시설, 훈련소 집단감염 등 정부 실책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월 오스트리아 방문 때 “북한이 동의한다면 백신 공급 협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던 것도 도마에 올랐다. 강민국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전날 논평을 내 “문재인 정부는 국가를 위해 위험한 환경에서 고군 분투하는 청해부대 장병들에 백신 하나 보내지 않았다”면서 “북한에 줄 백신은 있으면서 청해부대 장병에게 줄 백신은 없었다는 것인가”라고 맹비난했다.

합참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한국시간) 기준 청해부대 34진 승조원 179명이 추가 확진되며 누적 확진자는 247명이 됐다. 나머지 50명은 음성, 4명은 ‘판정 불가’로 통보받았다. 지난 15일(집계일 기준) 최초 확진자가 확인된 이후 현지 보건당국에 의뢰한 전수검사 결과 승조원 전체 301명의 82.1%가 양성으로 확인된 것이다.

국방부는 청해부대원 전원을 국내로 복귀시키기 위한 작전을 ‘오아시스’로 명명하고 어제 오후 공군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KC-330) 2대를 해당 지역에 급파했다.확진자를 포함한 청해부대원 전원은 공중급유기 2대에 탑승해 20일 귀국할 예정이다. 수송기는 오후 늦게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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