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리뷰] ‘모가디슈’, 돌아온 류승완은 옳았다

[쿡리뷰] ‘모가디슈’, 돌아온 류승완은 옳았다

기사승인 2021-07-27 06:00:05
영화 ‘모가디슈’ 포스터.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기사에 ‘모가디슈’ 일부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쿠키뉴스] 김예슬 기자 = 이야기는 생생하고 액션은 살아있다. 견고한 만듦새는 ‘역시 류승완 감독’이다 싶다. 전개 속도가 빠르지는 않아도 긴장감이 살아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인해 대작들이 적어진 요즘, 규모 있는 한국영화가 그리웠다면 ‘모가디슈’(감독 류승완)는 꽤 괜찮은 선택이다.

‘모가디슈’는 1991년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에서 내전으로 인해 고립된 사람들의 생사를 건 탈출을 그린 영화다. 배우 김윤석과 조인성, 허준호, 구교환, 김소진, 정만식, 김재화, 박경혜 등이 출연했다.

쟁쟁한 라인업이다. ‘믿고 보는’ 배우들답게 이름값을 해낸다. 김윤석은 주 소말리아 한국 대사 강신성 역을, 허준호는 북한 대사 림용수 역을 맡았다. 연기에 군더더기가 전혀 없다. 건조한 관계에서 동포애가 돋아나기까지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그려냈다. 말 한 마디 없이 눈빛만으로 감정을 교류하는 장면은 먹먹함을 더한다. 이들의 연기를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재미를 느낄 수 있을 정도다. 남북 인사를 연기한 조인성과 구교환 역시 각국을 대변하며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맨몸으로 부딪히는 격투 신 역시 현실감이 가득하다. 두 사람은 ‘모가디슈’의 액션을 이끄는 핵심이다. 격렬한 몸싸움부터 카 체이싱까지 극의 변곡점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다. 김윤석 허준호가 이야기를 이끈다면, 조인성과 구교환은 순간순간 화면을 장악한다.
영화 ‘모가디슈’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는 볼수록 공들여 만든 티가 난다. 구름떼 같은 소말리아 군중을 연기한 보조 출연자들을 보고 있노라면 영화가 아닌 다큐멘터리로 보일 정도다. 내전 상황을 실감나게 연출한 류승완 감독의 저력이 돋보인다. 액션으로 정평이 난 만큼 박진감 넘치는 장면을 만들어냈다. 감독은 언론시사회에서 “‘모가디슈’는 아이맥스(IMAX)나 돌비 애트모스(DOLBY ATMOS)로 봐야하는 영화”라고 강조했다. 그의 말처럼 극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풍부한 사운드가 영화의 맛을 살린다. 현장감을 배가시키는 큰 화면 역시 이 영화를 더욱 즐기게 하는 요소다. 내전과 탈출이라는 두 가지의 큰 줄기를 가진 ‘모가디슈’는, 소리와 화면이 몰입감을 크게 좌우하는 작품이다.

내전과 탈출의 밸런스는 조금 아쉽다. 후반부 카 체이싱 신에 이르기까지 긴장감은 계속되나 흐름이 다소 더디다. 스토리를 빼곡하게 넣은 만큼 허투루 보낼 장면은 없다. 분위기 역시 늘어지진 않는다. 다만 액션 영화를 기대하고 ‘모가디슈’를 보려는 관객이라면 갈증을 느낄 수 있다. 북한말을 자막으로 배치한 점 역시 호불호가 갈릴 만하다. 그럼에도 ‘모가디슈’는 러닝타임 121분을 알차게 채운 영화다. 배우의 연기와 감독의 연출이 시너지를 내는 만큼 2시간의 일탈을 즐기기엔 손색이 없다. 

실화 기반이라는 점과, 남북의 동포애를 자극하는 내용인 만큼 ‘모가디슈’는 확실한 감동 공식을 갖추고 있다. 1991년이라는 시대 배경을 실감 나게 구현한 만큼 가족 단위로 보기도 좋다. 코로나19 시대에 몇 없는 ‘해외 올 로케이션’ 한국 영화인 것도 장점이다. 여름 극장가를 책임질 만한 작품이다. 4년 만에 돌아온 류승완 감독은 역시나 믿고 볼 만하다. 오는 28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yeye@kukinews.com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김예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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