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참여형 PEF 규제 완화로 날개 달다

경영참여형 PEF 규제 완화로 날개 달다

기사승인 2021-08-03 16:59:00
사진=픽사베이
[쿠키뉴스] 유수환 기자 = 지난 2015년 사모펀드 제도가 개편된 이후 경영참여형 사모집합투자기구(PEF)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PEF는 855개로, 사전 등록제의 사후 보고제 전환 등 PEF 제도 개편이 있었던 2015년 보다 2.7배 증가했다.

한때 PEF는 투기자본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투기적 차익이 목적이 아닌 성공적인 경영참가를 통한 엑시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오는 10월부터 시행되는 규제 완화로 인해 PEF 활동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 PEF 성장세 지속…투기자본 부정적 이미지 변화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는 2015년 316개, 2016년 383개, 2017년 444개, 2018년 580개, 2019년 721개로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투자자가 PEF에 출자를 약정한 금액은 97조1000억원으로, 지난 2015년에 비해 1.7배 증가했다. 출자를 이행한 금액은 같은 기간 1.8배 증가한 70조6000억원이었다.

지난해 신설된 PEF 수는 218개로, 전년 대비 12개 늘었다. 이들의 약정액은 전년보다 2조3000억원 많은 17조9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프로젝트 PEF는 168개(77.1%)로, 블라인드 PEF보다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해 PEF의 투자집행 규모는 18조1000억원으로, 직전 5년 평균 투자집행 규모(12조8000억원)을 웃돌았다. 1년 전 대비 2조1000억원 증가한 것이다.

한때 PEF는 투기자본으로 부정적 이미지가 강했다. 이는 외국계 투기자본 성격을 가진 PEF가 국내 기업에 개입하면서 발생한 손실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소버린의 SK텔레콤 지분 인수 사태다. 소버린은 2003년부터 2005년까지 SK텔레콤에 2년4개월 동안 투자해 9000억원대 이익을 거뒀다. 

‘기업 사냥꾼’으로 불리는 칼 아이컨도 지난 2006년 민영화된 KT&G의 지분을 일부 인수한 뒤 적극적으로 경영에 개입했다. 칼 아이컨은 당시 이사회에서 자회사 매각을 요구하는 등 개입을 시도했고 1년 반 이후 1500억원의 시세차익을 취하고 한국을 철수했다.

외환은행과 극동건설을 헐값에 사들였다가 팔아치워 4조6000억원의 시세차익을 남긴 론스타도 ‘먹튀’ 혹은 ‘투기자본’이라는 시각이 크다.

하지만 이 같은 인식도 조금씩 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토종 카페 프랜차이즈인 할리스커피(기업명 할리스에프앤비)가 PEF에 매각된 이후 경쟁력이 강화됐고, 지난해 KG그룹으로 재매각됐다. 또한 한때 부실화 위기를 맞았던 대한전선도 PEF에 인수된 이후 정상화에 성공하면서 최근 호반그룹에게 매각됐다. 

물론 인수 후 대규모 구조조정과 같은 부정적 이슈도 있다. 대표적인 PEF MBK파트너스는 2014년 오렌지라이프(구 ING생명)를 1조8400억원에 인수한 뒤 5년 만에 신한금융그룹에 매각해 2조원이 넘는 차익을 냈다. 하지만 MBK는 고용 유지 약속을 어기고 임직원 21%를 줄이는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도 했다. 

◇ 오는 10월부터 PEF 10%룰 폐지…규제 완화로 투자 전략 다각화 가능

PEF(경영참여형 사모펀드) 적용됐던 10% 이상 지분투자(10%룰) 등 여러 규제가 폐지되면서 활동 범위가 확대된다.

그동안 경영참여형 펀드는 10% 지분보유 의무에 따라 투자하는 기업의 주식을 10%이상 취득해 6개월 이상 보유해야 했다. 동시에 소수지분을 통한 대기업 지배구조 개선 요구 등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헤지펀드와 달리 대출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오는 10월부터 적용되는 규제 완화로 인해 지분율과 상관없이 자유로운 지분투자가 가능하게 됐다. 이에 지분투자 외에도 메자닌 투자, 금전차입, 법인대출, 부동산 투자 등이 가능해진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러한 규제 완화로 그동안 외국계 PEF의 독무대였던 대기업과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소수지분 투자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shwan9@kukinews.com
유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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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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