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회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조용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모두발언 기회를 얻어 "금호그룹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던 임원들까지 이 자리에서 함께 재판을 받게 돼 마음이 무척 무겁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금호그룹 임직원과 그룹을 아껴주셨던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 말씀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금호는 선친(박인천 전 회장)의 아호"라며 "선친의 이름에 누가 되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경영하고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고자 했다"고 했다.
이어 "특히 아시아나항공은 설립 때부터 저의 모든 것을 바쳐 일궈온 분신 같은 회사"라며 "그런데도 제가 아시아나항공과 계열사들에 큰 피해를 줬다는 명목으로 재판받게 돼 안타까운 심정을 표현할 길이 없다"고 강조했다.
박 전 회장의 변호인은 "피고인 박삼구는 3000억원 이상의 사재를 회사에 쏟아부었는데 검찰은 피고인이 개인적 이익을 위해 계열사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고 한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또 "피고인은 그룹을 살리고 아시아나항공 계열사들이 그룹 공동의 이익과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했다"며 "그 과정에서 채권단 관리하에 있던 금호산업과 계열사들을 그룹으로 가져오는 게 필요했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박 전 회장이 그룹 재건과 경영권 회복을 위해 계열사 자금을 횡령하는 등 불법행위를 저질렀다고 보고 지난 5월 구속기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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