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최기창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들이 ‘네거티브 없는 경선’을 외쳤음에도 여전히 날 선 공방을 주고받았다. 특히 정책 비판은 물론 과거 발언까지 꺼내는 등 치열한 난타전을 선보였다.
이낙연 후보는 11일 KBS 주관으로 열린 제20대 대선 본선후보 TV토론에서 “이재명 후보가 약자를 대하는 태도에 있어 우려가 있다”며 “철거민과 몸싸움을 하고 정책 수정을 요구하는 장애인들의 전기를 끊었다는 보도도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또한 “최근에는 주민들에게 반말하는 것도 회자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영화 ‘기생충’을 공격 소재로 삼기도 했다. 이 후보는 “영화 기생충에서 송강호 씨의 집은 반지하라 비가 그대로 쏟아진다. 이선균 씨 집은 비를 감상한다. 둘에게 똑같이 8만원 주는 게 정의로운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후보도 지지 않았다. 그는 이낙연 후보를 향해 “노무현 전 대통령이 과거 동북아 균형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렇게 하려면 강력한 국방을 키워야 한다고 했다”며 “그러나 당시 이낙연 후보는 (국방력 강화로 인해) 주변국으로부터 불필요한 견제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고 공격했다.
다른 후보들도 ‘네거티브 전쟁’에 참여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추미애 후보는 정경심 교수 2심 판결과 관련해 이낙연 후보를 정조준했다. 추 후보는 “내일이라도 바로 (검찰개혁 입법을) 대표발의하고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키는 게 어떠냐”고 물은 뒤 “공은 차지하고, (이건) 물어보겠다고 한다. 답답함이 있다”고 했다.
김두관 후보는 “이낙연 후보가 과거 인터뷰에서 혼자 살겠다고 빠지면 구차할까 싶어 탄핵에 참여했다고 밝혔다”며 “이것이 노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반면 정세균 후보는 이재명 후보를 겨냥했다. 정 후보는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관해 입장을 바꿨다”고 비판했다. 또한 이재명 후보의 기본주택 공약을 겨냥해 “봉이 김선달이나 가능한 말이다. 근거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용진 후보는 이재명‧이낙연 후보를 모두 겨냥했다. 박 후보는 “아쉽게도 이재명 후보는 말만 요란한 진보”라며 “이낙연 후보는 무능한 진보 아니냐는 생각을 하게 한다”고 비판했다.
특히 “난 국민이 먹고살 솥단지를 만들려고 한다”고 강조한 뒤 “이재명 후보는 솥을 만드는 데 관심이 없다. 바닥을 긁어 퍼주려고만 한다. 이 후보는 여기에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경전은 토론 막판까지도 이어졌다. 마지막 주도권 토론 순서였던 이재명 후보는 이낙연 후보를 향해 ‘직접적인 네거티브’를 선보이진 않았다. 그러나 가장 큰 경쟁자인 이낙연 후보를 ‘패싱’하는 등 다른 방식으로 갈등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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