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처음 방송한 ‘스트릿 우먼 파이터’는 국내 여성 댄스 크루의 춤 경연을 보여준다. YGX, 라치카, 원트, 웨이비, 코카N버터, 프라우드먼, 홀리뱅, 훅 등 8개 크루에서 안무가 47명이 참여한다. 앞서 유튜브에 공개된 40분짜리 미리보기 영상이 160만 뷰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은 데 이어, 1회 방송은 분당 최고 시청률 1.4%(수도권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했다.
1회 대결은 출연자가 다른 크루에서 ‘약자’를 지목해 겨루는 형식으로 펼쳐졌다. 리정(YGX)이 시미즈(라치카)와 이채영(원트)를, 가비(라치카)가 아이키(훅)을 꺾었고, 제트썬(코카N버터)이 예리(YGX)를, 모니카(프라우드먼)가 제트썬을, 립제이(프라우드먼)가 피넛(라치카)을 이겼다. 방송 말미에는 7년간 한 팀에서 활동하다가 찢어진 뒤 5년 째 냉랭한 관계인 리헤이(코카N버터)와 허니제이(홀리뱅)의 대결이 예고된 가운데, 자신감과 승부욕을 숨김없이 토해내는 강한 여자들의 대결에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 볼까
‘스트릿 우먼 파이트’의 여자들은 강한 상대를 피하지 않는다. 제트썬은 안무가들 사이에서 “배틀 최강자” “존경하면서도 가장 두려워하는 상대”로 꼽히는 모니카를 대결 상대로 지목했다. 피넛은 그간 단 한 번도 이겨본 적 없는 립제이를 무대로 불러 세웠다.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라 ‘이기고 싶은’ 상대를 호명하는 안무가들에게선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와 자기 실력에 대한 자신감이 동시에 읽힌다. ‘캣 파이트’ 연출에 몰두한 듯한 선공개 영상에 불길함을 느꼈다면, 일단 피넛과 립제이의 대결 영상만이라도 재생해보자.
■ 말까
심약한 시청자에겐 권하지 않는다. 출연자들이 뿜어내는 에너지에 당신의 기력이 먼저 떨어질 수도 있어서다. 심사위원 라인업이 최선인지도 의문이다. 실력의 높고 낮음을 따지려는 게 아니다. 다만 방송에서 모니카가 지적했듯, “아이돌과 댄서(안무가)는 춤을 연습하는 의도 자체가 다르다.” 10년 넘게 안무가로 활동해온 이들을 시합장에 올리려면, 적어도 안무가의 눈으로 무대를 보는 이를 섭외했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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