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 올림픽' 4강에 진출한 여자배구 대표팀의 인기가 리그 전초격인 KOVO컵까지 이어지고 있다. 인터넷 포털 네이버 생중계 경기 당 평균 시청자 수가 4만명을 넘을 정도다.
특히 올림픽을 경험하고 돌아온 선수들이 한층 더 성장한 기량을 과시하며 여자배구 인기에 불을 지피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클러치 박’ 박정아다. KGC인삼공사와 맞대결에서 선발 출전한 박정아는 양 팀 최다 득점인 16점(공격 성공률 38.23%)을 올렸다. 1세트에 4점으로 예열을 마친 그는 2세트에서 7점(공격 성공률 54.55%)을 몰아쳤다. 특히 3세트에는 23-20으로 앞선 상황에서 퀵오픈 공격으로 매치포인트를 만들었고, 이선우의 공격을 가로막으면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대표팀에선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던 그는 소속팀에서 ‘해결사’ 면모를 뽐내고 있다. 박정아의 활약 속에 한국도로공사는 여자부 A조 조별리그에서 KGC인삼공사를 세트스코어 3대 0(25-18 25-15 25-20)으로 꺾었다.
올림픽에서의 존재감을 국내에서도 그대로 보여준 박정아는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안 힘들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복귀했으니 어쩔 수 없다”고 웃으며 “올림픽을 통해 여유가 생겼고 고비를 넘는 힘이 생겼다. 좀 더 큰 사람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진 현대건설과 IBK기업은행의 경기에서도 양효진이 16득점으로 맹활약하며 팀의 3대 1(16-25 25-19 29-27 25-20)승리를 이끌었다.
전날 첫 경기에서는 컨디션이 완전치 않아 휴식을 취했던 양효진은 현대건설이 1세트 초반 0-8까지 끌려가자 교체로 코트를 밟았다. ‘블로퀸’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블로킹 10개를 걷어내며 IBK의 공격을 꽁꽁 묶었다.
현대건설의 정지윤도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첫 경기인 지난 23일 흥국생명과 경기에서 교체 출전해 15점을 올려 팀의 3대 1(15-25 25-19 25-20 25-13) 역전승을 이끌었다. 1세트를 내준 위기 상황에서 승부처마다 직접 나서 해결하는 해결사의 면모를 보여주며 예열한 그는 경기 내내 황연주(18점)과 함께 팀의 주포로 거듭났다. IBK와 2차전에선 11점을 올리면서 2경기 연속 두 자릿 수 득점을 올리는 데 성공했다.
GS칼텍스의 안혜진과 오지영도 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세터 안혜진은 특유의 무회전 서브로 서브 에이스를 6개나 따냈다. FA로 KGC인삼공사로 이적한 이소영의 보상 선수로 GS칼텍스에 합류한 오지영은 리시브 효율 45.45% 성공적인 GS칼텍스 데뷔전을 치렀다. 두 선수의 활약에 힘입어 KGC인삼공사에 3대 1(25-20 25-19 17-25 25-20)로 승리를 거뒀다.
아쉽게도 올림픽 출전 여파로 제대로 경기를 치르지 못한 선수도 있다. 대표팀에서 김연경의 뒤를 받쳤던 레프트 이소영은 어깨 통증으로 이번 대회에 불참한다. 무릎 재활 중인 IBK의 김희진은 현대건설과 경기에서 잠깐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많은 시간을 소화하질 못하고 다시 벤치로 빠져서 경기를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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