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송두환 국가인권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여야 합의로 채택됐다.
국회 운영위원회는 30일 오후 3시쯤 5시간가량의 인사청문회를 마친 뒤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 채택의 건을 상정해 가결했다.
청문보고서는 여야 합의로 채택됐지만, 야권은 ‘부적격’ 의견을 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무료 변론 건이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 위반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날 청문회에선 송 후보자의 ‘무료 변론’으로 인한 청탁금지법 위반 여부가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송 후보자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친형 강제입원’ 사건과 관련,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당선무효형인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자 상고심을 대비해 꾸린 변호인단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당시 송 후보자는 수임료를 받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나 청탁금지법 위반 의혹이 제기됐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청탁금지법을 보면 유·무형의 경제적 이익까지 포함된 개념인데, 이 지사 사건을 무료 변론한 것은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라며 “100만 원 이상이 되느냐 마느냐를 떠나 후보자 본인의 시간을 투입해 (상고이유서를) 검토했고 무료 변론을 했다. 부정청탁의 소지가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반대로 더불어민주당은 관례상 수임료를 받지 않았다고 방어했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은 “민변 소속 변호사들이 회원들의 시국사건, 정치적 사건, 본인 잘못과 무관한 문제가 있을 때 연명으로 참여하는 것이 30년 이상 된 민변의 관행처럼 진행된 모습”이라며 “민변 소속 변호사들이 연명으로 변호인단으로 참여할 경우 변호사 비용을 안 받는 관례가 있다”고 강조했다.
송 후보자도 변호인단 명단에 탄원서 성격으로 이름을 올렸을 뿐 실제 변호 역할을 하지 않아 수임료를 받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는 “별로 한 일이 없어 돈 받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며 “제 이름을 함께 기입해서 제출해도 좋다고 동의를 해준 것이 사실은 제가 한 행위의 전부”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명의신탁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송 후보자가 판사 시절인 1988년 전남 고흥 일대에 차명으로 임야 1만4000여 평을 매입해 중개인 이름으로 명의신탁을 했다가 1996년 배우자 이름으로 등기를 이전했다는 것.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부동산실명제를 계기로 임야를 부인 명의로 이전한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송 후보자는 “지난 청문회에서도 논란이 된 적이 있어 처분할 수만 있다면 처분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지만 아무도 관심을 가질만한 땅이 안된다”며 “그때는 명의신탁이 이상할 게 없는 제도였고 불법은 전혀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사형제 폐지와 관련해선 ‘동의’로 입장을 선회했다. 송 후보자는 과거 헌법재판관 시절 사형제에 대해 합헌 의견을 낸 바 있다. 그는 “아주 극단적인 범죄에 대비할 어떤 제도 자체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합헌을 선택했던 것”이라며 “인권위가 취하고 있는 입장(사형제 폐지)에 이제는 동의해줘도 될 만큼 시기가 성숙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반복되는 군 내 성폭력 사건에 대해선 경직된 군 조직문화를 꼬집었다. 송 후보자는 “어떤 특정인에 의해 사건이 한번 일어났다는 차원으로 볼 문제가 아니다”며 “남성 중심이기도 하고 상하 계급이 모든 것을 규정하는 병역문화가 밑바탕에 있다. 피해를 호소해도 2차적 불이익이 염려되는 시스템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권익위 내 ‘군 인권보호관’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제도를 만들면 단순히 만드는 것 자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효적으로 운영이 되어야 한다. (불시 부대방문권, 자료요구권 등) 권한이 필요하다. 인권위 내 군 인권보호관을 설치해 병역문화 개선, 인권교육 등 종합적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송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에서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위상을 국제 인권사회에 드높이고 사람이 존엄한 삶을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신명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송 후보자는 “1982년 법조계에 입문한 이후 법원 판사, 재야 법조인, 헌법재판소 재판관 등으로 살아왔는데, 모든 업무의 궁극적으로는 인권의 문제가 항상 내재해 있었다”며 “제 경험을 토대로 인권위가 마주하고 있는 여러 과제와 지난 20년을 점검하고 향후 20년을 준비하는 등 막중한 소임을 최선을 다해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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