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소울리는 아프가니스탄 첫 여성 패럴림피언을 꿈꿨던 태권도 선수 자키아 쿠다다디(23)와 함께 지난 16일 수도 카불을 떠나 17일 도쿄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하면서 공항이 마비돼 발이 묶였다.
대회 출전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던 라소울리는 국제 사회의 도움으로 프랑스 파리를 거쳐 대회 나흘째인 지난 28일 도쿄에 입성했다. 이동한 거리는 무려 1만5266km였다.
그런데 먼 길을 돌아온 데다 자가격리 기간까지 지내느라 이미 자신의 종목인 100m는 끝난 뒤였다. 라소울리는 육상 100m 종목 선수다. 이에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에서는 그에게 대신 400m에 출전한 것을 권했지만 “100m 스프린터에게 400m는 무리다. 힘들어서 못 뛴다”고 고개를 저었다.
그렇지만 라소울리는 자신이 한 번도 해보지 못했던 멀리뛰기를 통해서라도 패럴림픽에 참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라소울리는 멀리뛰기 T47 결선에서 1차 시기에 4.37m, 2차 시기에서 4.21m, 3차 시기에서 4.46m를 각각 기록했다. 라소울리의 기록은 금메달을 딴 로비엘 세르반테스(18·쿠바)의 7.46m와 차이도 많이 나고, 결선에 출전한 13명의 선수 중 최하위로 대회를 마쳤다.
비록 자신이 준비한 종목은 아니었지만 힘겨운 상황 속에서도 대회에 나서 많은 이들에게 박수를 받았다.
한편 라소울리와 함께 도쿄에 입성한 쿠다디디는 내달 2일 태권도 여자 49kg급에 출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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