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 따르면 2일 고승범 금융위원장과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이후 첫 회동을 갖고 향후 두 기관은 획기적인 소통과 협력의 장을 만들어가기로 했다. 고 위원장은 금감원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도 약속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이날 오전 11시 금융위의 금융위원장 집무실에서 정은보 원장을 만나 “앞으로 금융위와 금감원이 '한 몸으로(One-body, One-voice)' 협력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또한 고 위원장은 금감원이 과중한 업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조직・예산 차원에서의 전폭적인 지원도 약속했다.
아울러 금융위・금감원이 금융권 및 이해관계자들과 적극 소통해 자율성과 창의력이 발휘되도록 하고, 그 과정에서 법상 규정된 공정하고 투명한 업무 수행이 이뤄질 수 있도록 힘을 쏟을 것을 제안했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도 청문회를 거쳐 제8대 금융위원장으로 취임한 고승범 금융위원장에게 축하 인사를 전하며, 금감원도 정책과 감독에서 금융위와 호흡을 같이 하겠다고 화답했다.
정 원장은 “금감원은 시장과 현장 가까이서 검사・감독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만큼, 금융위의 정책 결정 및 추진을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금감원과 금융위 수장이 공동 협업을 제안한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그동안 금감원과 금융위는 금융감독원 독립과 예산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어왔다.
특히 윤석헌 전 원장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금감원 감독집행과 관련해 “금융위에 예속돼 있어 독립적인 감독집행이 어렵다”며 돌직구를 던지기도 했다. 실제 금융감독원이 윤석헌 원장 체제를 통해 대대적인 쇄신을 기대했으나 감독기관의 기능으로서 여전히 금융위원회가 주도권을 쥐고 있기에 한계가 있다는 평를 듣기도 했다.
오히려 윤석헌 전 원장의 ‘금감원 독립’ 발언으로 인해 예산이 삭감되기도 해 내부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반면 정은보 신임 금감원장은 금융위 금융정책국장과 사무처정, 기획재정부 차관보, 금융위 부위원장 등을 거친 관료로 고승범 금융위원장과는 행정고시 28회 동기이기도 하다. 때문에 당분간 금감원과 금융위는 ‘밀월관계’로 지낼 가능성도 높다.
한편 두 사람은 최근 우리 경제・금융을 둘러싼 각종 위험요인에 대한 선제적 대응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코로나19 위기극복 과정에서 급증한 가계부채 등 우리 경제에 누적된 잠재리스크의 뇌관을 미리미리 제거해 나가리고 했다.
또한 가상자산사업자 신고가 임박한 가운데, 금융디지털화 진전에 따른 다양한 변화를 예의주시하며 위험요인 발견 시 공동대응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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