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살생부’ 교육부 진단 결과 확정…52개교 공동소송 나서나

‘대학 살생부’ 교육부 진단 결과 확정…52개교 공동소송 나서나

기사승인 2021-09-03 14:03:53
김규원 대학구조개혁위원회 위원장이 3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1년 대학 기본역량 진단 최종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쿠키뉴스] 정진용 기자 = 교육부가 ‘2021 대학기본역량진단’ 결과를 최종 확정했다. 앞서 발표된 가결과와 동일하게 인하대와 성신여대 등 전국 52개 대학이 이름을 올렸다. 탈락이 확정된 대학들은 함께 교육부를 상대로 행정소송 제기를 논의하는 등 방안을 논의 중이다.

교육부와 대학구조개혁위원회(구조개혁위)는 3일 오전 10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대학기본역량진단 결과를 발표했다. 교육부는 가결과에 대한 대학별 이의신청 사항을 검토한 뒤 가결과와 동일하게 최종 확정했다고 말했다. 대학 52곳 중 47곳이 지표별 진단 결과 등에 대해 총 218건 이의신청을 제출했으나 평정 결과를 변경할 만한 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이 교육당국 판단이다.

이로써 전국 재정지원 진단 대상 285개교(일반대학 161개교, 전문대학 124개교) 중에서 233개교(일반대학 136개교, 전문대학 97개교)가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다.

다만 교육부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대학의 재정난이 가중된 점을 고려해 일부 탈락대학에 재도전 기회를 주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조명우 인하대 총장이 3일 본관 현경홀에서 입장서를 낭독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지원 대상에 오른 대학들은 3년간 재정지원을 받지 못하면 직격탄일 뿐더러 ‘부실대학’이라는 낙인으로 신입생 모집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호소해왔다.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 전국교수노동조합, 전국대학노동조합은 한발 더 나가 기본역량진단 폐기를 요구했다. 줄세우기식 평가를 폐기하고 대학 재정지원을 법률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민주노총 전국대학노동조합은 2일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 대학평가가 부실대학과 비 부실대학으로 대학을 불평등하게 등급화 내지는 서열화시킴으로써 대학 교육을 왜곡시키고 있다”면서 “다양한 대학의 특성을 무시한 평가기준이 대학별 특성화라는 가치와는 정반대로 천편일률적으로 획일화하고 있다. 특히, 평가 탈락예정 대학들 중에는 상지대와 평택대, 성공회대, 성신여대 등 지난 7월 사학혁신 지원사업 수행대학에 포함돼 교육부 정책 일관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52개교 총장들은 가결과 발표 이후 기획재정부에 계속적인 지원을 요구하고 교육부를 항의 방문하는 등 불만을 표출해왔다. 또한 인하대와 성신여대 학생들은 국민청원 게시에 이어 광화문 1인 시위, SNS를 통해 온라인 시위를 벌였다.

탈락한 대학의 반발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조명우 인하대 총장은 이날 입장문을 발표해 “일관성 없는 평가 결과, 소수 평가위원들에 의한 부실한 정성평가, 현장평가 등이 생략된 탁상행정, 깜깜이 이의신청 절차 등은 우리나라 고등교육을 후퇴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교육부 결정에 납득할 수 없다며 법적 수단을 동원해 대학 명예를 바로 세우겠다고 밝혔다.

성신여대 관계자는 “교육부 결정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52개교가 함께 공동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며 “동문, 학생, 직원, 교수회로 이뤄진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논의해 오는 6일 구체적인 대응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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