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노상우 기자 = 유니세프가 지난 1일 북한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백신 297만회분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은 현재 북한이 백신 지원에 대한 매력을 못 느끼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태 의원은 “북한은 수령 중심의 신정 통치제 국가라서, 위기 극복의 중심에는 항상 수령이 있어야 하고 수령은 북한 주민들을 위기에서 구원하는 구세주가 돼야 하기 때문”이라며 “외부의 지원으로 위기를 극복하는 순간 수령의 권위는 허물어진다. 북한은 세계 유일 코로나 청정국가임을 자랑하고 있다. 코로나 확진자가 한 명도 없다는 기전 같은 현실이 오히려 김정은에 대한 구심력을 강화하는데 더할 나위 없는 좋은 기회로 활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이어 “코로나 위기는 북한에게 위기인 동시에 내부 통제 시스템을 강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지난 수십 년 동안 북한 정권은 체제의 근간을 흔드는 외부로부터 사상문화와 상품 밀수를 막아보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지만 실패했다. 그러나 코로나 위기 이후 국경통제와 국내 인원 유동을 철저히 통제하는 데 성공했다. 김정은 정권은 ‘고난의 행군’ 이후 30여 년 동안 날로 취약해지던 국가의 강제적 행정통제력을 이번 코로나를 계기로 되찾아 오는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백신 접종으로 인해 코로나 공포에서 벗어나 당국의 통제를 피할 것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태 의원은 “겨우 국경 완전봉쇄에 성공했던 NK-방역이 무너지고 변이 바이러스까지 북한에 들어오면 보건의료 시스템이 열악한 북한은 코로나 변이에 의해 무너질 수 있다. 또 소량의 백신만 들어오면 백신 공급에 우선순위를 둘 수밖에 없어 집단주의를 강조하는 북한의 이념을 훼손하고 통치 정당성을 잃을 위험도 있다. 전 세계적으로 물량 공급에 여유가 생길 시점에 대규모로 받는 것이 김정은에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태 의원은 “현시점에서 북한이 백신 지원을 받는 것은 ‘득보다 실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하며 “이외 백신을 공급받아도 열악한 냉동시설 때문에 백신 보관이 어려울 수 있는 원인도 작용했을 것이다. 지금 북한의 관심은 북한과 지리적으로 붙어 있는 중국이 코로나를 언제 극복하느냐에 쏠려있다. 중국이 코로나 극복에 성공하지 못하고, 변이 바이러스에 의한 코로나 확산이 계속된다면 북한은 백신 지원에 별로 매력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nswrea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