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경] 금소법 적용 본격화, 빅테크 금융 악재되나

[알경] 금소법 적용 본격화, 빅테크 금융 악재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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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승인 2021-09-09 06:19:01
카카오뱅크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유수환 기자 =빅테크 혹은 핀테크 기업이 소비자에게 금융상품을 소개하는 영업 행위에 대해 ‘광고’가 아닌 ‘중개’로 봐야 한다는 금융당국의 검토결과가 전날 7일 발표됐습니다. 

즉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파이낸셜 등 금융플랫폼이 소비자 맞춤형 상품을 비교추천하려면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따라 금융위원회에 등록을 해야한다는 것입니다. 그 동안 이들 금융플랫폼은 금융상품을 광고하는 것이라며 규제를 피해왔지만 금융소비자보호법의 레이다망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금융당국의 이 같은 발표에 시장은 곧바로 반응했습니다. 8일 기준 카카오와 네이버의 주가는 각각 전 거래일 대비 10.06%, 7.87%% 급락했습니다. 물론 정치권에서도 플랫폼 기업의 문어발 사업에 대한 규제 목소리까지 나오면서 주가에 더욱 악영향을 준 것이기도 합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사태에 대해 예견된 수순이었다고 진단합니다. 올해 초 도입된 금융소비자법(금소법)은 빅테크 기업의 사업 확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죠. 알기쉬운 경제에서는 금소법의 기본 골자와 비대면 금융업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기로 합니다. 

금소법, 선진국은 이미 도입된 법안…취지는 유사

금소법은 국내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에서도 이미 도입된 법안입니다. 미국은 지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법안(토드-프랭크법)이 제정됐습니다. 

국내에서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금융소비자 보호와 관련된 최소한의 공통기준 정립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다만 관련 법안이 국회에 통과되지 못하고 지지부진했습니다. 2019년 DLF(금리연계 파생상품), 라임·옵티머스 사태가 터지면서 금소법의 필요성이 공론화됐습니다.

금소법의 기본골자는 금융상품 관련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경우 공급자가 이 같은 문제 발생 가능성을 고려해 소비자 보호행위를 했는지 검토하는 방안입니다. 

이것은 단순 금융상품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대출상품 판매에 대해서도 강력한 관리 방안이 담겨 있습니다. 실제 미국도 토드-프랭크법 도입 이후 금융소비자가 은행을 상대로 대출을 받을 때 규제가 까다로워졌습니다. 미국은행은 소비자가 대출을 신청한 이후 승인이 내려질 때까지 일주일 혹은 한달 가까이 기간이 걸립니다.

금소법, 빅테크·인터넷은행 사업 확장에 제약

인터넷은행과 핀테크 업체도 금소법 적용 대상인 만큼 사업 활동에 있어서 제약을 받을 수 있습니다. 최근 금융당국이 카카오페이의 온라인 연계 대출 서비스에 금소법을 적용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온라인을 통한 금융상품의 판매는 심사과정이나 설명이 부실할 우려가 높고 불완전판매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금융당국은 지난 2017년 작성한 ‘외국금융당국의 금융상품 판매규제 현황과 핀테크 금융 확산에 따른 소비자보호 방안 및 시사점’이라는 자료를 통해 “인터넷전문은행이 일반은행과 동일한 업무를 하면서 비대면 거래를 통한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금융소비자 보호가 취약해 질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습니다.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상품 판매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절차 상 까다롭고 복잡한 구조로 돼 있는 주담대 상품을 비대면으로 처리하기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즉 금융상품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 없이 약관만으로 책임을 회피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같은 미국의 빅테크 기업도 금융업(결제)에 진출했으나 제한적인 사업(금융결제)만 하고 있습니다. 네이버와 카카오처럼 대출, 보험, 증권 시장까지 확장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만약 이들이 섣불리 금융상품을 판매하다가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경우 천문학적인 과징금과 배상금을 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금융당국이 국내 핀테크 육성을 위해 정책적 노력을 해 온 만큼 절충안을 제시할 가능성이 큽니다. 현재 금융당국은 금소법 계도기간이 끝나는 이달 24일까진 법 위반 소지를 해소해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shwan9@kukinews.com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유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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