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 있었다" 한 발 물러선 권익위..공익신고자 잡음은 계속

"오해 있었다" 한 발 물러선 권익위..공익신고자 잡음은 계속

기사승인 2021-09-09 16:46:33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쿠키뉴스] 정진용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의 ‘고발 사주’ 의혹 제보자를 공익신고자로 본 대검찰청 판단이 논란이다.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는 공익신고 접수는 타기관도 할 수 있지만 제보자의 신변보호 조치 적용에 대한 결정은 권익위만 갖고 있다고 밝혔다.

대검찰청 감찰부는 8일 “‘뉴스버스’ 보도 관련 제보자의 공익신고서 등을 제출받아 관계 법령상 공익신고자로서 요건을 충족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검찰은 향후 진행되는 절차 등에 있어 공익신고자로서 보호하기로 결정했다고 추가로 전했다. 대검은 지난주 제보자로부터 공익신고서와 함께 휴대전화, 증거자료 등을 제출받아 공익신고 요건 충족 여부를 검토해왔다.

공익신고자보호법에 따르면 누구든지 공익 침해 행위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하는 경우 권익위뿐 아니라 △공익침해행위를 하는 사람이나 기관·단체·기업 등의 대표자 또는 사용자 △지도·감독·규제 또는 조사 등 권한 가진 행정기관이나 감독기관 △수사기관에 공익신고를 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권익위는 공익 신고 접수는 타기관도 가능하지만 공익신고자보호법에 따른 신변보호 조치 적용은 별개라는 입장이다. 이에 대한 최종 결정은 권익위만이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권익위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 “권익위 외에도 (검찰 등) 수사기관도 공익신고를 받을 수는 있다. 이 경우 수사기관은 신고자 보호를 준수하며 사건을 처리해야 한다”면서도 “신변보호 조치 적용 등에 대한 최종 결정 권한은 수사기관이 아닌 권익위에 있다”고 밝혔다. ‘신고자의 인적사항을 공개·보도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취지의 신고자 보호조치는 권익위의 판단 후에야 효력을 발휘한다는 설명이다.

이어 “아직 제보자의 신고자 보호조치 신청을 접수 받은 바 없다”면서 다만 제보자가 사후에 신분이 전환되더라도 이런 보호조치는 수사기관 신고가 이뤄진 시점부터 소급적용이 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의원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조 의원 페이스북

일각에서는 대검이 이례적으로 빠른 공익신고자 판단을 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국민의힘 조수진 최고의원은 이날 “고발 사주 의혹을 언론에 건넨 인사에 대해 대검이 전광석화 식으로 공익 신고자를 만든 것을 놓고 논란이 거세다”며 “대검은 어제 언론 제보자가 공익 신고자 요건을 갖췄다고 밝혔다. 신생 인터넷 매체 보도가 나온 지 엿새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공익 신고 요건을 따지는 데 통상 60일 가까이 걸린다는데, 대검 감찰부는 불과 며칠 만에 초특급으로 판단을 내린 것”이라며 “그러나, 공익 신고자 해당 여부와 보호조치에 대한 최종 결정 기관은 권익위”라고 지적했다. 조 최고위원은 “권익위는 ‘제보자로부터 신청이 들어온 게 없다’고 반박했다”라며 “대검 감찰부가 대체 무슨 권한으로 나섰는지도 의문”이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권익위 보호보상정책과 관계자는 이날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전날 보도자료는) 제보자가 공익신고자가 맞다 아니다를 얘기한 것이 아니다.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 법에 따른 보호대상인지 아닌지 여부는 권익위가 판단한다는 의미”며 “신고 후 공익신고 요건을 따지는데 통상 얼마나 걸리는지에 대한 집계는 따로 하고 있지 않다. 요건을 얼마나 명확히 갖췄는지 그리고 케이스마다 다르다”고 말했다.

다만 고발 사주 의혹은 이미 언론을 통해 공개된 만큼 공익신고에 해당하지 않는것 아니냐는 의문도 나온다. 공익신고자보호법에 따르면 공익신고 내용이 언론매체 등을 통해 공개된 내용에 해당하고 공개된 내용 외에 새로운 증거 없는 경우, 조사기관은 조사를 하지 아니하거나 중단하고 끝낼 수 있다고 규정한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대검이 해당 제보자를 공익신고자로 인정하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렸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공익신고자 요건에 부합하는지가 핵심”이라며 “언론에 나온 이야기를 그대로 인용해서 공익신고 한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공익신고 요건에 부합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앞서 인터넷매체 뉴스버스는 지난 2일 손준성 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 지난해 4월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후보였던 김웅 의원에게 범여권 인사에 관한 고발장을 전달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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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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