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가 컸는데 뒷통수를 때렸다” -‘여가부 폐지’를 공약한 유승민 후보에게
“중도층인줄 알았더니 ‘울트라 라이트’” -‘3S 정부’를 내건 최재형 후보에게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질문에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들이 진땀을 흘렸다. 9일 오후 서울 금천구 즐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시그널’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공개면접에서다. 시작부터 “다소 무례해도 용서해달라”던 진 대표는 후보들의 공약을 비롯한 과거 행적 등을 파고들며 ‘압박면접’에 나섰다. 이밖에도 김준일 뉴스톱 대표, 박선영 동국대 교수가 면접관으로 참여해 장성민·장기표·박찬주·최재형·유승민·홍준표 후보를 상대로 1인당 22분씩 면접을 봤다.
홍 후보에게는 비례대표 폐지, 국회의원 정수축소 공약에 관한 질문이 먼저 나왔다. 홍 후보는 ‘비례대표 폐지가 헌재에서 위헌 판정을 받는 것 아니냐’는 진 전 교수의 질문에 “헌법을 바꾸는 판인데 무슨 헌재가 문제인가”라며 “지난 탄핵 때 보니 헌재 폐지도 검토해야겠다더라”고 언급했다. 그러자 진 전 교수는 “국민의힘을 폐지하는 것은 어떠냐. 국민투표를 하면 절대다수가 찬성할 것 같다”고 받아쳤다. 홍 후보는 웃으며 “글쎄요”라고 말했다.
유승민 후보에게는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에 관한 질문이 쏟아졌다. 진 전 교수는 “기대가 컸는데, 제 뒷통수를 때렸다”며 “여가부 폐지 공약을 내세우면서 여성 단체나 2030세대 여성들 견해를 물었나”고 물었다. 유 후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더니 “4년 전 진 전 교수가 패널로 참여한 대선후보 토론에서도 ‘여가부를 폐지하고 양성평등해야 한다’고 답했는데, 그때 아무 말씀 안 하시더니 요즘 왜 이러시는지 모르겠다”고 맞섰다. 이에 김 대표는 “안티 페미니즘 바람을 타려는 것 아니냐”고 물었고, 유 후보는 “4년 전 젠더 갈등이 없을 때도 이것을 주장했다”고 반박했다.
‘3S(Small, Speedy, Smart) 정부’를 제시한 최재형 후보에겐 “울트라 라이트”(극우)라는 의견이 나왔다. 진 전 교수는 “중도층에 호소력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정작 공약을 보면 ‘울트라 라이트’다. 과격하다고 할 수 있을 만큼 시장만능주의적 경향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최 후보는 “작은 정부라고 한마디로 표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작지만, 사회 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는 효율적 정부라는 점을 봐줬으면 한다”고 답했다. 최 후보가 내세운 노동 정책에는 “시간제와 기간제, 파견근로 확대 등을 제시했는데, 전형적인 임금 착취방식”이라고 꼬집었다. 최 후보는 “고용주 입장과 근로자 입장 모두 조화롭게 해결하는 것이 전체적인 기업 발전이나 근로자 이익 부문에서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