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연맹(KBL)은 오는 28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2021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를 개최한다. 본 행사에 앞서 열린 지난 8일 순위 지명권 추첨행사에선 서울 삼성이 2년 연속 1순위를 획득하는 행운을 누렸다.
올해 총 37명이 드래프트에 지원한 가운데 이정현(연세대), 하윤기(고려대) 등 을 비롯한 대학 졸업생들과 이원석(연세대), 선상혁(중앙대), 이승우(한양대) 등 ‘얼리 엔트리’로 불리는 대학 재학생들도 다수 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번 드래프트에 앞서 선수들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지고자 한다.
◇ 삼성의 손에 운명 갈린 ‘BIG3’ 이정현·하윤기·이원석
올해는 1순위 지명을 두고 3명의 선수가 경합하고 있다. 국가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던 이정현과 하윤기가 유력 1순위 후보로 언급되는 가운데, ‘얼리 엔트리’로 프로 진출을 선언한 이원석이 1순위 지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군산고 시절부터 대형 가드로 이름을 알린 이정현은 신입생 시절부터 주전으로 뛰면서 2018년 대학농구리그 챔피언결정전 MVP를 수상했다. 올해 7월 MBC배에서도 MVP를 차지했다. 이정현이 뛰는 동안 연세대는 대학리그에서 대다수의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정현의 장점은 공격력이다. 1번(포인트가드)와 2번(슈팅가드)를 오갈 수 있는 자원이다. 슈팅과 패스 모두 뛰어나 어떤 역할을 맡아도 1인분은 해낼 수 있는 선수다. 큰 경기에서의 존재감도 큰 편이다. 어린 시절부터 팀에서 마지막슛은 항상 이정현이 담당해왔다.
하윤기 역시 눈에 띄는 자원이다. 차세대 빅맨으로 손꼽히는 하윤기는 신장 203㎝로, 맥스 버티컬 점프(도움닫기 이후 점프)가 참가 선수 중 최고인 353.6㎝를 기록했다. 강력한 제공권 장악이 장점인 하윤기는 이번 드래프티 중에서 리바운드와 블록 능력이 가장 띄어난 선수다. 골밑 외에도 슛 거리도 긴 편이라 다재다능한 선수로 손꼽힌다.
국가대표 센터 출신 이창수 KBL 경기 분석관의 아들 이원석도 놓칠 수 없는 빅맨이다. 206.5㎝로 이번 드래프티 중 최장신인데다, 어릴 적 가드로 활약해 공을 다루는 능력과 뛰어난 슛 감각까지 보유하고 있다.
이원석은 올해 많은 성장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대학농구 1차 대회에서 3경기 동안 평균 25분을 소화하며 14.3득점 8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지난해(6경기 평균 12.5득점 5.5리바운드)에 비해 성적이 급등한 것은 아니지만, 관계자들은 올해 가장 성장한 선수로 이원석을 찍었다. 신입생이던 지난해에 비해 근육이 많이 붙었고, 공격 범위가 넓어졌는 분석이 뒤따른다.
1순위 지명을 앞둔 삼성은 행복한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김준일이 LG로 이적하면서 빅맨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차세대 국가대표 가드 이정현이라는 카드를 그냥 지나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다수의 관계자들의 말에 따르면 삼성은 드래프트 지명을 하루 앞둔 지금도 최종 결정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순위 수원 KT는 빅맨으로 마음이 기운 모습이다. 허훈, 박지원 등 좋은 가드 자원이 있는 가운데 김현민을 제외하면 장신 선수가 부족해 빅맨 지명이 유력한 상황이다. 3순위 고양 오리온은 편하게 드래프트를 기다리고 있다. 남은 선수 중 한 명을 뽑을 예정이다.
◇ 올해도 ‘얼리 엔트리’ 강세
대학을 졸업하지 않고 프로 무대에 조기 진출하는 ‘얼리 엔트리’들은 팬들의 관심 대상 1호다. 5년 전만 해도 프로에 조기 진출하는 선수가 적었으나 2015년 송교창을 시작으로 양홍석, 유현준, 서명진, 이우석 등 어린 선수들이 KBL 무대에서 조기 진출해 활약하면서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차민석(삼성)이 KBL 출범 후 최초로 고교생 신분으로 전체 1순위로 지명되기도 했다.
이원석에 이어 가장 눈길을 끄는 얼리 엔트리 선수는 중앙대 3학년 선상혁과 한양대 3학년 이승우다.
선상혁은 이전까지 부상으로 인해 크게 주목받지 못한 빅맨 자원이었지만 지난해 9경기 평균 35분 20초 출전 21.1점 12.7리바운드 2.1블록을 기록하며 단숨에 눈도장을 찍었다. 올해에도 5경기에 출전해 평균 22득점 13.4리바운드를 기록 대학 내 정상급 빅맨으로 자리매김했다.
205.2cm의 큰 신장과 부드러운 슈팅 능력까지 갖춘 선상혁은 내년 드래프트 유력 1순위 후보로 불렸지만, 도전을 선택했다. 그는 농구 전문지 점프볼과 인터뷰에서 “내년에 나가면 안정적으로 높은 순위에 갈 수 있다는 걸 안다. 올해 부상 없이 컨디션이 올라와서 지금이 (프로에 갈) 적절한 시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가드와 포워드 멀티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이승우는 다재다능함이 장점이다. 고교생까진 여수화양고에서 빅맨 포지션을 맡았지만, 한양대 입학 후 포워드로 포지션을 전향했다. 빅맨임에도 볼 핸들링과 패스 능력도 수준급이다. 활동량도 뛰어난 편이다. 이승우는 지난 7일 실시된 컵바인에서 방향전황성을 측정하는 R레인 어질리티 부분에서 1위를 차지했다.
두 선수 이외에도 연세대 1학년 김동현도 1라운드 후반 지명 대상자로 급부상했다. 용산고 시절부터 공격형 가드로 이름을 떨친 김동현은 올해 대학리그 1차 대회 3경기에서 평균 7.6점 2리바운드 2어시스트로 나름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신입생이 20분이 넘는 플레이 타임을 가진 것도 돋보인다.
◇ 알짜배기 4학년 대다수
4학년 선수들 중에서도 1라운드에 지명될 선수들도 여럿 있다.
고려대 포워드 신민석은 유력한 1라운드 지명 후보다. 얼리 엔트리를 선언한 선수들로 인해 로터리픽(1라운드 4순위 내) 지명에서 밀려난 모습이지만 여전히 많은 구단들의 관심을 받는 선수다. 기복이 있지만 내·외곽 플레이가 자유로운 선수다. 포텐셜이 높아 프로 관계자들 사이에서 높은 순위에 지명될 것으로 언급되고 있다.
연세대의 신승민도 1라운드에서 이름이 호명될 것으로 보인다. 3번(스몰포워드)과 4번(파워포워드) 포지션을 오가면서 우직한 플레이가 장점이다. 탄력이 좋아 리바운드도 곧잘 잡아낸다. 다만 혼자서 득점을 만들어내는 능력은 다소 아쉽다는 평이다.
건국대의 주현우와 성균관대의 김수환은 빠르면 1라운드 후반 지명 늦으면 2라운드 초반 지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현우는 빅맨이지만 속공 가담 능력이 뛰어나다. 김수환은 이번 드래프트에서 슈팅 능력이 가장 뛰어난 선수다.
이외에도 경희대 김동준, 고려대 정호영, 동국대 조우성, 명지대 문시윤, 성균관대 조은후 등이 1라운드에서 2라운드 초반 지명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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