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 올해 상반기 혈액 적정 보유량 유지일은 단 9일에 불과하고, O형의 경우 단 하루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서정숙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국정감사에서 이같은 점을 지적하며 “해마다 악화되는 혈액수급상황 극복을 위해 헌혈 독려가 필요한데, 대한적십자사의 국민 신뢰도는 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서 의원이 대한적십자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코로나19 발생이후 혈액수급사정은 날로 악화돼 올해 상반기에는 혈액적정보유량을 유지한 날이 단 9일 뿐이다. 특히 모든 혈액형에 수혈 가능한 O형의 경우 1월부터 7월까지 단 하루도 적정보유량을 유지한 날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 의원은 “헌혈을 기반으로 한 혈액사업은 국민 개개인의 자발적인 동참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구조로, ‘헌혈’ 자체에 대한 홍보와 이를 수행하는 기관에 대한 신뢰도 유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그런데 최근 5년간의 국민인식 변화를 살펴보면 대한적십자사의 신뢰도가 날이 갈수록 하락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서 의원은 대한적십자사의 기관 내에서 발생한 비위 사건들이 국민 인식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지적했다.
서 의원이 대한적십자사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년간 기관 내 징계의결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음주운전 7건을 포함한 음주 관련 징계 9건, 탈의실 카메라 설치 등을 포함한 성비위 사건 7건 등을 비롯해 동료 간 욕설·폭행, 개인정보 유출 등 국민 정서에 부합하지 않는 비위 사건들이 수차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대표적으로 수혈이 필요한 환자가 교통사고 환자다. 그것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음주운전을 하는 직원들이 있는 기관에 어느 국민이 피를 기부하러 가겠나”라고 반문하며 “최근 가짜 기념품 사건, 사무총장 해임 건 등까지 겹쳐 적십자사의 신뢰도가 추락하고 있는데, 혈액수급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대한적십자사가 내부 기강을 바로잡고 기관에 대한 국민신뢰도를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개선을 촉구했다.
또 서 의원은 헌혈에 대한 홍보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적십자사가 5년마다 진행하는 혈액사업 인식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헌혈 무경험자가 헌혈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로 ‘헌혈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고 응답한 비율이 2014년 30%에서 2019년 51.3%으로 늘어났다. 또 ‘헌혈로 나의 건강이 염려되기 때문에’라는 응답이 34%에서 36.4%로 소폭 상승했다”며 “반면 ‘헌혈 장소가 멀어서’, ‘시간이 없어서’라는 답변은 10% 감소했다. 즉 인프라 구축에는 노력도 했고 성과를 거두었지만 국민인식 전환에 있어서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가지 홍보 수단을 활용해서 헌혈이 얼마나 고귀한 일이고 죽어가는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일인지를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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