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두환 두둔’ 논란에도 “잘한 것은 잘한 것” 항변

윤석열, ‘전두환 두둔’ 논란에도 “잘한 것은 잘한 것” 항변

尹 “호남도 전두환 쿠데타 빼면 잘했다고 말해”
여야 일제히 비난… “헌법정신 망각” “독재정권 롤모델?”

기사승인 2021-10-19 18:39:57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사진=박효상 기자

[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의 ‘입’이 또다시 정치권을 발칵 뒤집어놨다. 전두환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으로 여야 모두에게 질타를 받았다. 

윤 후보는 19일 오전 부산 해운대갑 당원협의회에 방문해 “전 전 대통령이 군사쿠데타와 5·18만 빼면,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그야말로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며 “그건 호남분들도 그런 얘기를 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발언은 대통령이 조직관리를 잘 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나왔다. 윤 후보가 정치경력이 전무하다는 점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다음 발언에서 윤 후보는 “(왜 정치를 잘했다고 하냐면) 맡겼기 때문”이라며 “이분(전두환)은 군에 있으면서 조직관리를 해봤기 때문에 맡긴 것이다. 그 당시 정치했던 사람들이 ‘국회는 잘 아는 너희가 해라’라며 웬만한 건 다 넘겼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또 “대통령이 되면 지역과 출신 등을 따지지 않고 최고 인재를 뽑아 적재적소에 배치한 뒤 시스템관리를 할 것”이라며 “국정은 해보면 어렵다. 경제 전문가라 해도 경제가 여러 분야 있어서 다 모른다. 최고 고수들, 사심 없는 분들을 내세워야 국민에게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일부 잘못한 점은 있다는 전제를 뒀지만, 독재정권을 옹호했다는 측면에서 비판이 쏟아졌다. 같은 당에서도 윤 후보에게 사과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원희룡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는 “군사 쿠데타와 5·18 말고 잘못한 것이 없다는 윤석열 후보의 인식은 공정과 정의를 위협했을 뿐만 아니라 헌법정신을 망각한 것”이라며 “실언을 사과하라”라고 촉구했다. 

유승민 후보 캠프 권성주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자신의 실력 부족을 덮기 위해서든 당 후보가 되기 위한 극단적 우클릭이든 ‘호남분들’까지 들먹이며 전두환 독재정권을 옹호한 건 절대 용납될 수 없다”며 “입만 벌리면 망언을 뱉는 ‘벌망(입만 벌리면 망언)’ 후보”라고 꼬집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광주의 상처는 아직 아물지 않았고 진상 규명조차 완전히 되지 않았다”며 “집단학살범도 집단학살 빼면 좋은 사람이라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 광주 영령과 호남인 능멸에 대해 지금 즉시 석고대죄하라”고 비판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도 “전두환은 성과와 과오를 나눠서 평가할 수 있는 인물이 아니다”며 “전두환의 성과라는 것은 결국 민주시민들의 고혈로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군사 쿠데타로 헌법을 유린하고, 민주주의를 파괴하며, 광주시민을 학살했던 40년 전 독재정치를 롤모델로 삼고 싶은 것이냐”라고 의문을 표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윤 후보는 해명에 나섰지만, 일부만을 발췌해 자신의 발언을 왜곡했다고 항변했다. 그는 이날 오후 경남 창원시 국민의힘 경남도당에서 “잘한 것은 잘한 것이고, 5·18과 군사쿠데타는 잘못했다고 분명 얘기했다. 내가 무슨 말만 하면 앞에 떼고 뒤에 떼는데 전문을 보면 다 나온다”며 “그분이 집권 7년 동안 잘못한 것 많고 정치를 전반적으로 다 잘했다는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hyeonzi@kukinews.com
조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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