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주먹 마동석 나가신다, ‘이터널스’ [들어봤더니]

불주먹 마동석 나가신다, ‘이터널스’ [들어봤더니]

기사승인 2021-10-22 10:46:16
배우 마동석.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쿠키뉴스] 이은호 기자 =5년 전 부산행 열차에서 맨주먹으로 좀비들을 때려눕힌 사나이가 ‘불멸의 히어로’로 다시 태어났다. 영화 ‘이터널스’(감독 클로이 자오)에서 길가메시를 연기한 배우 마동석 이야기다. 한국계 배우 최초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슈퍼 히어로로 발탁된 그는 22일 오전 열린 화상 기자회견에서 “이번 영화를 계기로 마블과 계속 협업할 수 있을 거 같다”며 “다른 글로벌 작품들에도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간결하고 강력한, 복싱 기반 액션”

‘이터널스’는 수천 년에 걸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살아온 히어로들이 인류의 가장 오래된 적 ‘데비안츠’에 맞서기 위해 다시 힘을 합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영화 ‘어벤져스4: 엔드게임’(감독 안소니 루소·조 루소) 이후를 배경으로 한다. 영화에선 마동석 특유의 ‘맨주먹 액션’이 빛을 발할 전망이다. 앞서 공개된 예고편에는 그가 주먹과 손바닥을 날려 괴물을 쓰러뜨리는 장면이 담겼다. 마동석은 “내가 오랫동안 해왔던 복싱을 기반으로 한 액션이 많다”면서 “자오 감독과 마블 측이 내 액션 스타일을 섞어서 동작을 디자인해달라고 관련 팀에 요청했다. 화려한 동작보다는 간결하면서도 강력한 파워를 보여줄 수 있는 액션을 만들었다”고 귀띔했다.

영화 ‘이터널스’ 속 마동석.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 “따뜻, 유머러스, 사나움”

그가 연기한 길가메시는 영웅이자, 동료 히어로들을 지키는 보호자이기도 하다. 주먹은 맵지만 인간미가 넘치는 성격이라고 마동석은 설명했다. 그를 세계 시장에 알린 영화 ‘부산행’(감독 연상호) 속 상화와 일견 비슷하다. 마동석은 “길가메시는 마음이 따뜻하고 정이 많다. 유머러스하기도 하다. 다만 데비안츠와 맞설 땐 사나운 전사로 변한다”며 “(길가메시의 다양한 면을 표현하기 위해) 골고루 변화를 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 “오래 알던 친구들과 오랜만에 만나 촬영한 느낌”

마동석은 ‘이터널스’에서 앤젤리나 졸리 등 여러 헐리웃 스타와 어깨를 견줬다. 그는 “오래 알던 친구들과 오랜만에 만나 촬영한 느낌”이라고 돌아봤다. 배우들 모두 바빠 촬영 전 1~2번 만난 게 전부였지만, 서로 배려하며 촬영하다 보니 금세 가까워졌다는 후문이다. 테나 역의 졸리는 이날 기자회견에 깜짝 등장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졸리는 “(마동석과의 촬영은) 꿈만 같았다. 우리가 파트너로서 여러 장면을 함께 찍는다는 소식을 듣고 믿을 수 없을 만큼 기뻤다”고 했다. 마동석은 “(졸리는) 의리 있는 친구”라면서 “배우들 간 좋은 관계가 스크린에도 고스란히 드러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터널스’ 스틸.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 “어떤 잣대로도 편견 갖지 않길”

‘이터널스’를 비롯한 MCU의 최근 화두는 ‘다양성’이다. 백인 남성 중심의 기존 히어로물을 벗어나 다양한 인종·국적·연령을 가진 히어로들을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이터널스’ 측은 한국계 배우인 마동석 외에도 파키스탄 배우 쿠마일 난지아니, 중국계 배우 젬마 찬 등 아시아계를 적극 기용했다. 메가폰을 잡은 자오 감독은 중국에서 나고 자랐다. 마동석은 “배경이 다른 사람들이 빠른 시간에 가족처럼 가까워진 점이 신기하다”고 했다. 이는 곧 영화의 메시지로도 연결된다. 마동석은 “자오 감독이 말하고 싶었던, 또 우리가 이 영화에 매료된 부분은 바로 어떤 잣대로도 편견을 갖지 말고 한 사람 한 사람을 각 개인으로 보자는 메시지”라면서 “많은 분들이 넓은 마음으로 서로를 바라보고, 조화롭게 공생할 수 있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wild37@kukinews.com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이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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