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의 올해 3분기(7~9월) 순이익은 역대 최대치인 4조663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개별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누적 순이익도 13조6722억원으로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다.
금융지주의 역대급 실적은 주력 계열사인 은행 부문에서 괄목한 성적을 거둬서다. 금리 인상과 대출 증가에 따른 순이자마진이 증가하면서 농협은행을 제외하고 주요 은행 모두 순이익이 증가했다. 금융지주별 이자이익을 보면 KB금융이 8조2554억원으로 가장 규모가 컸다. 이어 신한금융(6조6621억원), 우리금융(5조890억원), 하나금융(4조9941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사상 최대 실적에도 주가는 횡보하고 있다. 민영화 이슈가 있는 우리금융지주를 제외하고 최근 한달간 4대 금융지주의 주가는 소폭 하락했거나 횡보 중이다. 1개월 기준으로 KB금융의 주가는 1.46% 오르는 것에 그쳤고, 신한지주(-3.81%), 하나금융지주(-1.77%)의 주가는 하락했다.
주가는 미래가치를 반영한다. 은행업종의 지속 가능한 성장에 대해서는 불안요소가 남아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위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조기에 시행하면서 대출 부문이 위축될 여지가 남아있다. 현재 정부는 소득에 따른 대출 수요자의 원금상환 능력을 더 꼼꼼히 따지고, 제2금융권의 DSR 기준도 높이기로 했다. 주택담보대출의 분할상환 목표치도 내년부터는 상향 조정되면서 상환 압박도 커지게 됐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전배승 연구원은 “11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은행권에 대한 대출억제 조치 또한 본격화되고 있다”며 “최근 들어서는 일반은행뿐 아니라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해서도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금융지주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비이자이익 부문 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금융연구원 이순호 연구위원은 “은행 수익의 편중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수익다각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은행의 총 영업이익에서 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86.15%인데 비해, 비이자이익은 13.85%에 불과했다. 총자산대비 비이자순수익 비율은 0.24% 수준에 그쳤다.
금융권에서는 신디케이트론(2개 이상의 은행이 기업에 자금대출해 주는 방식)이나 구조화금융(채권이나 부동산 등 자산을 기초로 파생상품과 같은 형태로 자금을 조달하는 금융기법)과 같은 IB(투자금융) 부문 비중을 확대할 것을 강조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DLF(파생결합펀드), 라임·옵티머스 사태 이후 자산관리(사모펀드) 사업이 위축된 만큼 IB 부문의 성장이 보다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일본은행의 수수료 관련 이익 비중이 20%를 상회하고 있다. 이는 신디케이트론 등과 같이 수수료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비즈니스를 확대한 결과이다. 신디케이트론을 통해 주간 수수료, 주선 수수료, 자문 수수료 등의 다양한 수수료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투자은행도 IB 업무를 통해 인수·주선, 컨설팅 등 다양한 수수료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또한 자산관리 서비스 관련 수수료, 모기지 수수료 비중이 높을 뿐만 아니라 계좌유지 수수료, 조기인출 수수료 등 다양한 예금 관련 수수료(DSC) 등을 부과한다.
현재 국내 금융지주의 IB 비중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이 가운데 신한금융지주는 올해 3분기에만 시장점유율 28.2%(82건, 11조9261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점유율(26.3%)을 추월하기도 했다.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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