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드컵] ‘챌코’에서 월즈 우승까지…마침내 웃은 ‘바이퍼’ 박도현

[롤드컵] ‘챌코’에서 월즈 우승까지…마침내 웃은 ‘바이퍼’ 박도현

기사승인 2021-11-07 04:51:20
소환사 컵을 들어올린 '바이퍼' 박도현.   라이엇게임즈 제공

에드워드 게이밍의 팀 창단 최초 ‘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 우승의 중심에는 ‘바이퍼’ 박도현이 있었다.

EDG은 6일 오후 9시(한국시간)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서 열린 ‘2021 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 담원 게이밍 기아와의 결승전에서 3대 2로 승리했다. EDG의 5명의 선수는 모두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특히 박도현은 원거리 딜러가 활약하기 어려운 메타에서도 막강한 캐리력을 뿜어내며 길었던 무관의 서러움을 스스로 털어냈다.

2018년 여름 LoL 챌린저스 코리아(現 LCK CL)에서 승격한 그리핀은 ‘2021 LoL 챔피언스코리아(LCK)’ 서머 스플릿에 합류했다. 신입생 그리핀은 킹존(現 DRX), 젠지 e스포츠, 아프리카 프릭스, T1 등 강팀을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뿜어냈다. 아쉽게도 그리핀은 LCK 서머 스플릿 결승전에서 kt 롤스터에게 패했지만, 엄청 저력을 선보이며 센세이션을 선사했다.

이듬해 더욱 강해진 그리핀은 2시즌 연속으로 정규리그 1위를 기록하며 발전된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드림팀을 꾸린 SKT T1에게 연달아 패하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그리핀은 그해 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에 진출했지만, 8강전 LPL(중국 프로리그) 인빅투스 게이밍(IG)에게 패했다.

2020년은 그리핀에게 최악의 한해였다. 2019년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그리핀은 스프링 스프릿 강등이라는 최악의 결과를 맞이했다. 선수들도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원거리 딜러 ‘바이퍼’ 박도현도 마찬가지였다. 박도현 2018~2019년 다양한 챔피언으로 막강한 캐리력을 뿜어냈지만, 2020년에는 팀의 강등을 막지 못했다.

2020 LCK 서머 스플릿 박도현은 한화생명e스포츠로 이적했다. 새로운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박도현은 그리핀 시절 호흡을 맞췄던 서포터 ‘리헨즈’ 손시우와 재회했다. 박도현의 영입 이후 한화생명은 발전된 모습을 보여줬지만, 2라운드부터 또다시 부진한 모습을 보여줬다. 결국 한화생명은 서머 스플릿을 9위로 마무리했고, 박도현은 2시즌 내내 수렁에 빠진 팀을 구원할 수 없었다.

최악의 한 해를 보낸 박도현은 다시 새롭게 도전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LPL(중국 프로리그) 명문 팀 에드워드 게이밍(EDG)로 이적을 결정했다. EDG는 LPL 최다 우승 기록을 가지고 있는 팀이지만, 2017년 서머 이후 단 한 번도 정상에 오르지 못 했다. ‘데프트’ 김혁규, ‘폰’ 허원석, ‘스카웃’ 이예찬 등 좋은 선수를 영입해 재미를 봤던 EDG는 다시 한 번 한국인 선수에게 손을 내민 것이다.

LPL 진출 후 첫 시즌 박도현은 곧바로 전성기 시절의 폼을 되찾았다. 안정적인 포지션에서도 폭발적으로 데미지를 뿜어내는 원거리 딜러의 로망을 밥 먹듯이 선보였다. EDG는 스프링 스플릿을 3위로 마무리했고, 박도현은 퍼스트 팀 원거리 딜러로 선정되면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여름의 박도현은 명실상부한 ‘중체원(중국 최고의 원거리 딜러)’로 거듭났다. 정규리그를 2위로 마무리한 EDG는 플레이오프 결승전에서 FPX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박도현에게는 데뷔한 이후 첫 번째 우승이었다. 그리고 이번 롤드컵에서 또한번 우승을 차지하면서 박도현은 ‘세체원(세계 최고의 원거리 딜러)’로 거듭났다.

결승 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박도현은 데뷔 이후 지금까지의 소회를 묻는 질문에 “첫 시작부터 지금까지 발전하려는 마음은 변함 없었다” “팀을 여러 번 옮기는 과정에서 한화생명에서 선수생활을 하면서 안좋은 습관과 플레이 스타일을 버리려했다”고 말했다 이어 “완전히 새롭게 시작하자고 마음먹었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갔기에 지금까지 오게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진행된 젠지 e스포츠와의 4강전 이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박도현은 “지난해 부진을 겪으면서 우선 정신 건강이 정말로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멘탈 문제가 생기니 게임 플레이도 이상이 생긴다”고 말했다. 그는 “이전에는 멘탈보다 기량과 실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작년부터 생각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박도현은 “지난해의 나에게 ‘더 져도 배울 점이 있으니 조금 더 실패해도 괜찮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패기 넘치는 신입생, 한체원 후보, 강등팀 원거리 딜러, 슬럼프에 빠진 선수. 그리고 모든 역경을 이겨내고 마침내 ‘세체원(세계 최고의 원거리 딜러)’로 거듭난 박도현이다. 우여곡절 끝에 소환사 컵을 들어 올린 박도현이 내년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강한결 기자 sh04kh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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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04kh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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