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드컵] '승부의 신'도 예측불가...4대 리그로 보는 월즈 결산

[롤드컵] '승부의 신'도 예측불가...4대 리그로 보는 월즈 결산

기사승인 2021-11-08 19:20:23
2021 ‘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이 한 달여간의 대장정으로 끝으로 마무리됐다. 이번 롤드컵은 그야말로 ‘예측불허’였다. 600만 명 이상이 참가한 결과 예측 이벤트 ‘승부의 신’에서 끝까지 살아남은 이가 단 한 명도 없을 정도였다. 4강전부터는 모든 경기가 풀세트로 진행됐을 정도로 박빙의 승부가 펼쳐졌다.

4대 메이저 지역 팬들로선 아쉬움과 만족감을 동시에 느낄 법한 대회였다. 모든 결과를 짚고 넘어갈 수는 없지만 4대 리그를 중심으로 단평을 남겨보고자 한다.

◇ 아쉬움 털어낸 LPL, 자존심 회복했다

우승을 차지한 에드워드 게이밍.   라이엇게임즈 제공

그룹 스테이지가 끝난 시점에서 LPL(중국 프로리그)에 대한 전망은 대체로 부정적이었다. 2019년 롤드컵 우승을 차지한 FPX가 2승 5패(타이 브레이크 1패)라는 실망스러운 성적으로 짐을 싸야했고, 8강에 진출한 에드워드 게이밍(EDG)와 로얄 네버 기브업(RNG)도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올해는 LPL이 보여줬던 교전 능력의 강점도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하지만 상위 라운드로 올라가면서 이러한 평가는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EDG는 8강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RNG를 꺾고 4강에 진출했다. 4강에서도 5세트 접전 끝에 젠지 e스포츠를 꺾었다. 결승에선 5세트 살얼음판 승부 끝에 디펜딩 챔피언 담원 기아를 꺾고 창단 후 7년 만에 처음으로 소환사 컵을 들어올렸다. EDG의 우승으로 LPL은 2년 만에 다시 정상으로 올라섰다. 특히 LCK 팀을 상대로 롤드컵 결승전에서 처음으로 승리했기에 더욱 뜻 깊은 결과였다.

◇ 우승 놓친 LCK, 리그 경쟁력은 최강

준우승을 차지한 담원 기아.   라이엇게임즈 제공

아쉽게 우승을 놓쳤지만, 종합적으로 순위를 매긴다면 LCK는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다. 이번 롤드컵에서 LCK는 그동안의 국제전 성과로 4장의 티켓을 거머쥘 수 있었고, 4개 팀 모두 녹아웃 스테이지에 진출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특히 4시드로 올라온 한화생명은 RNG와 1위 결정전을 다툴 정도로 발전된 모습을 보여줬다. 8강에서는 T1에게 패하긴 했지만, 국제무대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

과거 LCK의 황금기를 이끈 T1과 젠지도 4강에 안착했다. 롤드컵 3회 우승에 빛나는 T1은 ‘페이커’ 이상혁의 노련함과 신예 4인방의 ‘패기’를 조화롭게 녹여내면서 내년을 기대하게 만드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젠지는 메타와 다소 거리가 있는 밴픽을 선보였지만, 기초 체급이 높은 팀이 가진 강점이 무엇인지 보여줬다.

결승전 MVP에 선정된 '스카웃' 이예찬(오른쪽).   라이엇 게임즈 제공

◇ 올해도 우승팀 미드는 한국인… 믿고 쓰는 한국산 용병

LPL에 우승을 내주긴 했지만, ‘우승팀 미드 라이너=한국인’이라는 징크스는 올해도 깨지지 않았다. 2013년부터 올해 롤드컵까지까지 소환사 컵을 들어올린 팀의 미드 라이너는 모두 한국인 선수였다. LPL이 정상에 오른2018·2019년은 인빅투스 게이밍(IG)의 '루키' 송의진과 FPX의 '도인비' 김태상이 있었다.  

우승을 차지한 EDG는 미드 라이너 ‘스카웃’ 이예찬과 원거리 딜러 ‘바이퍼’ 박도현까지 2명의 한국인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 이중 이예찬은 5년동안의 LPL 선수경력을 인정받아 로컬 자격을 획득했다. 결승전 MVP로 선정된 이예찬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오늘은 내 프로 생활 중에 가장 행복한 날”이라며 기뻐했다. 

◇ 기대이하 LEC, 기대이상 LCS

8강 진출에 성공한 클라우드9(위)과 매드 라이온즈

서구권 메이저 지역인 LEC(유럽 프로리그)와 북미는 동일하게 1팀이 8강 녹아웃 스테이지에 진출했다. 결과는 동일했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평가는 극명히 갈렸다. 로그와 프나틱은 그룹 스테이지에서 실망스러운 성적을 기록하며 탈락했다. LEC 1시드 매드 라이온즈는 피말리는 타이 브레이크 끝에 8강에 진출했지만, 젠지에게 세트 스코어 0대 3으로 패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LEC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현지 팬들은 “‘유럽의 맹주’ G2 e스포츠가 있었다면 결과는 달랐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LEC는 그동안 기발한 전략으로 메타를 선도하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올해는 그러지 못했다. 라인전과 같은 기본적인 능력도 다른 리그 팀에 비해 밀렸다. 2018년부터 3년 연속으로 이어진 4강 진출 팀 배출 기록도 깨지고 말았다.

반면 LCS는 ‘북미잼(북미+재미)’이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었다. 유럽의 심장 ‘퍽즈’ 루카 페르코비치를 영입한 C9은 3년 만에 8강 진출에 성공했다. 100시브즈와 팀 리퀴드(TL)도 녹아웃 스테이지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3승 3패를 기록하며 5할 승률은 사수했다. 사실상 ‘지옥의 조’가 된 D조서 TL은 젠지·매드·리닝 게이밍 e스포츠(LNG) 등 3개 메이저 리그 팀을 상대로 1승을 거뒀고, ‘래퍼드’ 복한규 감독이 이끄는 100시브즈는 그룹 스테이지 마지막 경기에서 우승팀 EDG를 꺾으며 좋은 의미로 세상을 놀라게 했다.

◇ PCS-LJL의 유쾌한 반란

데토네이션 포커스미 탑 라이너 '에비' 무라타 슌스케.   라이엇게임즈 제공

이번 롤드컵은 T1·젠지·EDG 등 전통의 강호가 모처럼 저력을 발휘한 대회였다. 하지만 그만큼이나 언더독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지난 5월 열린 미드시즌 인비테이셔널(MSI)에서 4강에 진출한 PCS(태평양 리그) 소속 PSG 탈론은 롤드컵 무대에서도 멋진 모습을 보여줬다. 3승 3패를 기록한 PSG 탈론은 프나틱과 한화생명e스포츠를 꺾으며 저력을 과시했다.

특히 프나틱과 한화생명e스포츠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LoL e스포츠의 변방이라 평가받는 LJL(일본 프로리그)은 리그 출범 이후 최초로 그룹 스테이지 진출에 성공했다. 데토네이션 포커스미(DFM)는 한국 팬들에게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탑 라이너 ‘에비’ 무라타 슌스케와 ‘아리아’ 이가을의 활약으로 조 1위로 플레이-인 스테이지를 통과했다. 비록 0승 6패로 그룹 스테이지를 마무리했지만. 전세계 LoL e스포츠 팬들은 DFM의 ‘소년만화 엔딩’에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강한결 기자 sh04khk@kukinews.com
강한결 기자
sh04khk@kukinews.com
강한결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