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울산’ 공공의료원 설립 요구… ‘예타 면제’ 목소리도

‘광주‧울산’ 공공의료원 설립 요구… ‘예타 면제’ 목소리도

광주‧울산, 공공의료 인프라 취약
전문가 “예타 면제 등 제도 지원 필요해”

기사승인 2021-11-11 14:08:59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에 설치된 컨테이너식 이동병상 모습.   연합뉴스

공공의료를 더욱 확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공공병원이 존재하지 않는 광주광역시와 울산광역시에 공공 의료원 설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다시 등장했다. 이들은 경제성이 아닌 공공성을 기반으로 사업 추진을 평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공공의료포럼과 올바른 광주의료원설립 시민운동본부, 울산건강연대 등은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공병원 설립에 관해서는 예비타당성(예타) 심사를 면제해야 한다”며 “울산광역시와 광주광역시가 제출한 지방의료원의 예비타당성 면제 신청을 의결해야 한다”고 정부에 요구했다. 

이들에 따르면 광역시 중 광주와 울산 등은 공공 의료 환경이 취약하다. 특히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공공의료원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된 상황에서 해당 지역 지자체들의 요구가 큰 상황이다. 

광주시는 감염병과 재난‧응급 상황 등에 대처할 수 있는 지방의료원 자체가 없다. 국립대학인 전남대학교 병원에 공공병상과 공공의료 사업 등이 집중돼 있어 포화상태라는 지적이다.

울산시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응급의료기관과 응급의료전문의 수, 중환자 병상 수, 분만기관 수 등이 특·광역시 최하위권에 속해 필수 의료기반이 허약하다는 비판이다. 광주와 울산에서 공중보건 의료체계에 관한 요구가 지속해서 발생하는 이유다. 

이들은 “우리나라의 전체 의료기관 중 공공병원의 수는 고작 5% 정도에 그친다. 전체 병상 중 공공병상 비중 역시 10%도 되지 않는다”며 “민간병상이 넘쳐남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대유행 때마다 이들을 치료할 병상이 부족해 많은 환자들이 집에서 대기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공공병원에 경제성의 논리를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공공병원과 관련해서는 예타 면제가 필수라는 주장이다. 이들은 “경찰서나 소방서를 운영하고 유지하는 데 수익성을 따지지 않는 것처럼 시민의 건강한 삶을 위해 공공병원을 짓고 운영을 하는 것에 더는 경제성이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며 “공공병원 건립에 도로‧다리‧항만 등 토목공사를 평가하는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공병원 확충과 운영을 위한 재원 마련에는 이른바 담뱃세 등이 해법으로 거론된다. 안정적인 재정을 위해서다. 실제로 여야 의원들은 10일 담배에 부과되는 개별소비세 중 일부를 공공보건의료 확충기금의 재원으로 확보하는 공공보건의료에관한법률 일부개정안을 공동발의했다.

이용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1일 쿠키뉴스에 “이미 현행법(건강증진법)에 근거규정은 있지만, 실제 예산을 확보하는 건 여전히 하늘의 별 따기였다”며 “공공의료 확충에는 안정적인 재정 투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광주와 울산만 공공의료원이 없다. 현재 지자체장과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지방의료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기재부가 즉각 예타 면제 신청을 받아들여 광주와 울산의 공공의료원 설립이 빠른시일 내에 결정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의학박사인 나백주 서울시립대 도시보건대학원 초빙교수는 11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코로나19로 인해 공공의료의 필요성이 많이 부각된 상황이다. 지자체에서도 공공병원 설치와 관련한 요구가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쏟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다만 실질적으로 지역에서 공공 병원이나 공공 보건 등을 확충하려면 예산이 모자라다. 결국 예타 면제를 통해 불가피한 적자에 대한 여러 가지 제도적인 부분들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이러한 관점에서 공공보건 의료 기금 조성과 제도 개선을 위한 법률 제안 등은 충분히 의미 있는 활동”이라고 평가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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