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거치며 ‘사이다’로 활약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잇따른 실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이 후보가 이를 ‘언론 탓’으로 해명하고 있지만 대선후보로서 조금 더 조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후보는 지난 13일 부산 영도구 한 카페에서 스타트업·소셜벤처 대표들을 만나 “부산 재미없다. 솔직히”라고 발언했다.
이후 “재미있긴 한데 강남 같지는 않은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지만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웠다. 이후 이 후보 측은 지역균형발전을 강조하려는 발언이었다고 해명했다. 다만 해당 발언은 최근 이 후보 측이 언론과의 직접적인 대면을 줄인 상황에서 나와 더 큰 문제였다.
이보다 앞선 지난 3일에는 “오피스 누나, 제목이 확 끈다”고 발언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웹툰 ‘오피스 누나 이야기’와 관련한 내용이었다. ‘오피스 누나 이야기’는 한 남자 직장인이 회사에서 만난 연상의 싱글맘과의 로맨스를 그린 작품으로 15세 이상 관람 가능하다.
이후 이 후보 측은 “선정성이 있는 게 아니냐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며 문제를 제기했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 과정에서 성 인지 감수성이 부족한 것이라는 비판에 시달렸다.
이 후보 측은 야당과 일부 언론이 발언의 진의를 왜곡하고 있다고 역공에 나선 모양새다. 그는 지난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기울어져도 너무 기울어진 운동장, 너무 심각한 언론환경”이라며 “여러분이 조금만 도와달라. 이겨내겠다”고 했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이 후보가 정치권 등판 때부터 말로 매번 논란의 중심에 섰던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는 다르게 그동안 ‘사이다’로 활약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는 지적이다. 특히 대선후보라면 상대가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를 먼저 생각한 뒤 발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근식 전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은 1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맥락을 따져보면 이게 뭐 말씀하다가 실수가 나올 수도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모든 말의 실수는 맥락을 따져보면 전혀 문제가 안 될 수도 있다”라면서도 “현장에서 아무 문제없이 지나갔는데 딱 따서 할 때 문제가 되는 경우들이 간혹가다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후보가 더욱 조심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부산 재미없다는 발언 이후에 지금 또 언론 탓을 하고 있다”며 “이 후보는 집권 여당의 후보다. 조금 더 한 번 자신을 돌이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비슷한 의견을 표시했다. 신 교수는 이날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정치인이라면 내 의도와 다르게 들릴 수 있는 얘기를 해서는 안 된다. 그러니까 굉장히 말을 조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는 윤 후보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물론 “너무나 많은 일정을 수행하다 보면 의도와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얘기를 할 수는 있다”고 했다.
그러나 “상대가 발언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정치인이라면) 듣는 사람의 입장을 철저히 고려해야 한다. 그래서 와전이 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