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IPO 재추진에 어피너티 “풋옵션 먼저”…갈등 지속

교보생명 IPO 재추진에 어피너티 “풋옵션 먼저”…갈등 지속

기사승인 2021-11-18 10:52:06
교보생명이 기업공개(IPO) 추진을 재개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풋옵션 분쟁을 벌이고 있는 재무적투자자(FI)인 어피너티컨소시엄이 풋옵션 의무 이행이 먼저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교보생명은 내년 상반기 유가증권시장(코스피)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 추진을 재개한다고 최근 밝혔다. 지난 16일 이사회를 개최해 내달 중 한국거래소에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하고, 내년 상반기 중에 IPO를 완료한다는 계획을 논의했다.

IPO 추진은 2023년부터 적용되는 IFRS17(새 국제회계기준)과 K-ICS(신지급여력제도)에 대비해 자본 조달 방법을 다양화하고, 장기적으로 금융지주사로의 전환을 위한 초석을 다지기 위해서다. 구체적인 공모 규모와 시기는 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확정할 계획이다. 교보생명은 내년 상반기 IPO 성공으로 안정적인 자금 조달을 통한 성장 동력 확보는 물론, 신사업 투자 활용, 브랜드 가치 제고, 주주 이익 실현 등의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지난 2018년 하반기 IPO 추진을 공식화한 바 있다. 그러나 대주주 간 발생한 국제 중재가 2년 반 이상 이어지면서 IPO 절차가 진행되지 않았다. 지난 9월 ICC 중재판정부가 교보생명의 대표이사이자 최대 주주인 신창재 회장의 주식 매수 의무나 계약 미이행에 대한 손해배상 의무가 없다는 취지의 최종 판결을 내렸다. 이에 경영상의 리스크가 해소됨에 따라 IPO 추진을 재개한다는 것이다.

교보생명은 상장 예비심사를 위한 기업 규모, 재무 및 경영 성과, 기업의 계속성 및 안정성 등의 조건을 모두 충족한 상태다. 현재 전자증권 전환 등 실무적인 제도 도입을 진행하고 있으며 최대 주주의 주식 의무 보호예수 등은 어피니티컨소시엄의 주식 가압류가 해제되는 대로 충족돼 한국거래소가 요구하는 핵심 상장 요건을 모두 갖출 수 있다.

대주주 간 분쟁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어피니티컨소시엄은 최대 주주인 신 회장의 보유 주식 중 일부 등에 대한 가압류를 진행했다. 그러나 ICC 중재판정부는 어피니티컨소시엄이 요구하는 40만 9000원에 주식을 매수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결을 내렸고, 이에 따라 양측의 채권-채무 관계는 물론 가액 산정도 달라질 수 있어 가압류가 해제될 수 있다는 게 교보생명의 판단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어피니티컨소시엄 등은 그동안 IPO가 되지 않아 투자금 회수가 불가능해 풋옵션을 행사했다고 해왔는데 이제 교보생명의 IPO 추진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에 어피너티컨소시엄은 교보생명 신창재 회장의 풋옵션 의무부터 이행하고 진정성 있는 IPO를 추진하라는 입장을 밝혔다. 교보생명이 IPO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주주간 분쟁의 해결이 선행되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현재 ICC중재판정에서 명확하게 신 회장의 계약위반으로 분쟁이 발생했다는 것이 인정됐으나 신 회장은 여전히 의무 이행을 거절하고 있다는 게 어피너티의 주장이다. 2012년 체결한 주주간계약에서 약속한 IPO기한은 2015년 9월까지였으며 그것이 이행되지 않았고, 그로부터 3년 후인 2018년 10월에 어피너티컨소시엄은 풋옵션을 행사했다. 이러한 주주간 계약과 풋옵션의 유효성은 ICC중재판정에서도 모두 인정되었다고 주장했다.

어피너티컨소시엄은 “투자자들이 교보생명의 IPO를 촉구한 2018년 9월까지 교보생명이 IPO추진 불가의 이유로 제시했던 저금리 및 규제의 불확실성이라는 상황은 지금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현재 시점에 아무런 사전 협의 없이 언론에 IPO추진을 먼저 공개하고, 곧바로 가처분 담당 법원에 참고자료로 제출한 것을 보면 얼마나 진정성이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어피너티컨소시엄과 계약을 체결한 2012년 9월에도 3년 안에 IPO를 하겠다고 약속하였으나 이행하지 않아 풋옵션 행사까지 가게 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어피너티컨소시엄은 “과거 풋옵션이 행사된 직후인 2018년 12월에도 불과 3개월 전에 무기한 연기한다고 이사회 결의한 IPO추진을 갑자기 선언하며 FI 압박수단으로 사용한 전례를 고려하면 이번 IPO 추진도 신 회장의 풋옵션 불이행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이 아닌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어 “중재판정을 통해 풋옵션의 유효성 및 신 회장의 주주간계약 위반이 다시 한 번 확인된 만큼 무작정 버티기식 계약불이행을 당장 그만두고 주주간 계약에서 정한대로 풋옵션 의무를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며 “신회장이 풋옵션 의무를 이행하고 나면 주주간 분쟁은 해소되고 더이상 교보생명의 IPO진행에도 아무런 장애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
손희정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