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민영화 사모펀드 주도...투자 배경은

우리금융 민영화 사모펀드 주도...투자 배경은

기사승인 2021-11-23 06:20:02
유진그룹의 PEF(사모펀드) 유진PE(프라이빗에쿼티)가 우리금융지주의 지분을 대규모 매입한 것에 대해 눈길이 쏠리고 있다. 유진PE의 지분 참여는 단순한 은행지주사의 단순한 투자일수도 있으나 향후 각종 IB(투자금융) 딜에서 시너지 효과를 노린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4%가 넘는 지분을 확보하면 사외이사 추천 권한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의 새로운 주주로 유진그룹 계열 PEF(사모펀드)인 유진PE와 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 운용사인 두나무 등 5곳이 확정됐다. 

이번 매각에서 가장 많은 지분을 확보한 낙찰자는 유진PE로 전체 지분 4% 확보하게 됐다. 이어 ▲KTB자산운용(2.3%) ▲얼라인파트너스컨소시엄(1%) ▲두나무(1%) ▲우리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1%) 순이다. 

이번 낙찰 결정에 따른 총매각물량은 9.3%에 달한다. 모든 낙찰자의 입찰가격은 1만3000원을 초과했다. 낙찰가격 평균은 1만3000원대 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유진PE의 우리금융지주 지분 확보에 대해 업계의 시각은 각양각색이다. 유진그룹 관계자는 “우리금융 지분 매입은 투자의 일환으로 은행업종이 향후 금리 인상에 따른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IB업계와 금융권의 시각은 달랐다. 금융권 관계자는 “단순 지분 투자라면 수많은 투자 선택지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은행업은 코로나19 반사이익으로 수익을 내고 있지만 성장성이나 미래가치를 본다면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며 “배당 수익도 정부의 규제에 따라 들쑥날쑥하는 불확실성이 크다. 투자 목적이라면 다른 기업도 많은데 은행업을 택한 것은 의외”라고 덧붙였다.

IB업계에서는 우리PE가 우리금융의 지분 4%를 보유함으로서 M&A 등 IB딜과 관련해 다양한 협업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유진PE가 우리금융의 지분을 획득함으로서 다양한 거래에서 협상 우위를 점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 우리금융지주 민간 최대 과점주주인 IMM PE(프라이빗에쿼티)도 우리은행과 동맹을 맺고 푸르덴셜생명 인수 전에도 참여한 바 있다. 

유진PE는 4%를 낙찰받아 사외이사 추천권도 받았기에 경영 부문에서도 일정부분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됐다. 

유진PE는 지난 2015년 유진투자증권으로부터 분사한 그룹 내 사모펀드 자회사다. 이 기업은 분사 이후 수년 간 꾸준히 M&A와 인수금융 거래에 참여한 바 있다. 특히 최근에는 KDB산업은행 PE와 함께 약 7000억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 관련 ESG 펀드(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했다. 이어 유진PE는 최근 그룹 계열사 유진로지스틱스와 함께 퀵커머스 분야 물류설비 제조업체인 태성시스템을 55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한편 바이아웃을 추구하는 PEF와 은행권의 협업 투자는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우리은행을 비롯한 국내 시중 은행은 MBK파트너스, 스틱인베스트먼트, IMM PE(프라이빗 에쿼티), VIG파트너스에 자금을 출자하거나 컨소시엄을 구성해 IB(투자금융)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투자에 있어서 보수적인 스탠스를 가진 시중은행들이 PEF와 협업하거나 자본을 출자한 까닭은 비이자 수익을 다변화하기 위해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 은행들이 이익 다변화와 대체투자 시장을 통한 신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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