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시행 이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무서운 속도로 증가하면서 1만명대 진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8일 방역당국과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이날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전국 17개 시도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확진자는 전날(5704명)보다 590명 적은 5114명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집계를 마감하는 자정까지 시간이 남은 만큼 9일 0시 기준으로 발표될 신규 확진자 수는 이보다 더 늘어 6000~7000명 안팎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전날(7일)에는 오후 9시 이후 1471명 늘어 최종 7175명으로 마감됐다. 이는 국내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신규 확진자 규모는 지난달 24일 4115명으로 처음 4000명대에 진입한 이후 일주일 만인 지난 1일 5122명으로 첫 5000명대를 기록하고, 다시 일주일 만에 7000명대까지 증가했다. 이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1만명대’ 진입이 현실화될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관련해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확진자 발생 규모를 정확하게 예측하긴 어렵지만 애초 12월 중순쯤이나 돼야 주 평균 확진자 수가 5000명 정도 나올 것으로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빨리 발생했다. 3000명, 4000명씩 천천히 증가할 줄 알았는데 거리두기가 급격히 완화되면서 확진자 수도 갑자기 많아졌다”고 꼬집었다.
다만 정부는 1만명대 진입 시기를 예측하긴 어렵다고 전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오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현재로서는 예측 데이터를 가지고 예상하기엔 변수가 많아서 말씀드리기 어려운 상황이”이라며 “시뮬레이션 데이터를 만들 때에도 상당히 다양한 변수에 기반해서 경우의 수에 따른 시뮬레이션 데이터를 만들기 때문에 언제 (1만명을) 넘을 거라고 단정적으로 설명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일일 확진자 수가)1만명이 되면 현재 의료체계에서 감당 가능한지가 가장 중요한 관건이 될 것 같다. 또 1만명 중 고령층과 위중증 환자들의 분율이 어떻게 발생하느냐가 중요한 문제가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시킨 조치가 이번 주부터 시행되고 있고, 고령층에 대한 3차 접종들이 2~3주 전부터 본격적으로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부분들의 효과가 1~2주 내에 나타나는지 안 나타는지를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확진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 유행을 정체 또는 감소하는 쪽으로 전환시키는 게 중요한 시기”라며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유행이 굉장히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서 수도권 주민들께서는 가급적 금주와 다음 주 모임이나 약속을 자제해주시고, 60세 이상 고령층의 경우에는 사람이 많은 곳으로의 외출을 주의해주시기 바란다. 가급적 사람이 많은 곳은 가지 않으시는 게 현재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라고 당부했다.
손 반장은 “이런 부분들을 잘 도와준다면 다음 주부터 서서히 유행이 조금씩 통제되는 양상들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팀장은 이날 오후 출입기자단 백브리핑에서 “유행 추이를 추정하는 데 중요한 근거가 되는 지표는 해당 인구집단에서의 면역도, 이동량, 현재 감염자 규모다. 현재 규모는 사상 최대이고 이동량은 줄지 않았다”라면서 “추가 접종이 속도를 내지 않는다고 한다면 2차 접종 완료 후 시간 경과에 따라 면역도가 약해지기 때문에 (유행 규모는)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느 시점에 특단의 조치를 취할지, 비상계획을 발동할지는 발생상황에 대해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고 검토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문제는 단계적 일상회복 시행 이후 기본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비율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헤이해진 방역 수칙 준수율을 끌어 올리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