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선대위가 본격적으로 닻을 올렸다. 이러한 가운데 국민의힘 내부가 여전히 제대로 결합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특히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의 갈등과 맞물려 ‘원팀’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9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윤 후보가 원래 우리 당에 입당할 무렵부터 우리를 지지하지 않는 분들과도 많은 교류가 있었다”며 “그러한 교류가 계속 이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현재 윤 캠프에서 이뤄지는 ‘중도 확장’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는 “호남 지역의 유권자 계층이나 우리 당과 결을 달리하던 분들과 접촉면이 굉장히 넓다. 한 두 사람으로서만 접촉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여전히 윤 캠프는 윤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울산 회동’을 통해 극적인 타협을 이룬 뒤에도 ‘화학적 결합’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이 바라보는 경제관이 사뭇 다른 탓이다.
우선 김 선대위원장은 자유주의를 신봉하는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그는 지난 6일 열린 윤 캠프 선대위 출범식에서도 “국가주의와 대중영합주의가 결합할 때 어떤 결과 나왔는지 역사를 보라. 파국‧파산‧파멸 나라도 민족도 그렇게 된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분명한 건 이재명 후보가 다시 권력의 칼로 세상을 재단하겠다고 나설 것이다. 우리 시장‧기업‧개인의 자유를 억압할 것”이라며 자신의 성향을 분명히 드러냈다.
반면 김 총괄위원장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극복을 위해 국가의 적극적인 재정 개입을 주장하고 있다. 그는 지난 7일 열린 ‘더좋은나라전략포럼’ 강연에서 코로나19 극복과 소상공인‧자영업자 구제 등을 위해 100조원의 기금 투입을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맹목적으로 시장을 믿는 사람은 정서적으로 불구자”라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지난 출범식 때 김한길 새시대준비위원장이 참석하지 않은 것 역시 뒷말을 낳고 있다. 아울러 윤 후보와 경선에서 자웅을 겨뤘던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의 선대위 참여도 윤 캠프의 숙제로 꼽힌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정무실장은 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윤 캠프를 둘러싼 갈등의) 본질은 권력 다툼에 있었다고 생각한다. 김 총괄위원장과 윤핵관, 이준석 대표 등 권력 다툼의 본질이 해소된 건 하나도 없다”고 비판했다.
또한 “삼김 체제에서 한 분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래서 제2나 제3의 윤핵관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요한 시사평론가 역시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국민의힘과 민주당 모두 비주류들이 후보 교체를 요구하거나 (정해진 후보를) 흔드는 상황은 이번 선거가 유일한 것 같다”며 “그냥 손을 놓고 방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것은 당 소속으로 맞지 않는 자세”라고 말했다.
또한 “두 당 모두 후보가 교체될 수 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언제든지 (후보가) 바뀔 수 있고 바뀌면 출격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으니까 내부에서 계속 문제를 제기하면서 나가지 않고 흔들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걱정 없다는 반응이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해 김 위원장의 선대위 출범식 불참이 문제없다고 표현했다. 그는 “새시대준비위원회는 선거대책위원회의 산하 기구로 돼 있지 않다. 선거뿐만 아니라 앞으로 정치‧사회‧문화 전체를 바꾸는 개념으로 만든 위원회“라며 ”극단적인 이념 대결구도나 지역 대결구도, 계층적인 대결구도 등에서 과감히 벗어나 국민적인 이슈를 함께 고민하고 새로운 미래상을 설계해서 결과물을 만들어내자는 취지로 시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종인-김병준’의 갈등 역시 오해라고 해명했다. 김 최고위원은 “김종인 위원장과 김병준 위원장의 방향이 다른 모습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런데 분야 자체가 좀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운동에 미치는 방향과 분야가 다르다. 지금 두 사람이 영역 다툼이나 경쟁, 갈등 등이 일어날 가능성이 별로 없다”고 덧붙였다.
최기창 기자 mobydic@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