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게임 행보 지속… '게이머 민심' 반대로 가는 국민의힘

反게임 행보 지속… '게이머 민심' 반대로 가는 국민의힘

손인춘-신의진 전 의원, 윤석열 후보 캠프 합류에 "허탈"

기사승인 2021-12-10 17:27:12
픽사베이 제공

국민의힘의 반(反)게임 행보가 계속되고 있다.

국민의 힘은 지난 3일 윤석열 대선후보 캠프에 손인춘 전 의원과 신의진 전 의원이 합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각각 여성 특보와 아동폭력예방 특보로 임명됐다.

이에 2030 게이머의 민심이 들끓었다. 두 의원은 반 게임 성향으로 게이머 사이에서 악명이 높다.
 
손 전 의원은 셧다운제 확대와 인터넷게임 관련 사업자에게 매출액 기준 기금 징수 등으로 논란이 됐던 ‘인터넷 게임중독 예방 및 치유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로 발의했다. 

관련 법률안은 인터넷게임중독 치유센터를 설립하고, 게임업체에 연간 매출액 1% 이하의 범위를 ‘인터넷게임중독 치유부담금’으로 부과 및 징수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더불어 게임 중독유발지수를 측정하고, 구조적 게임중독유발 게임은 제작과 배급을 금지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신 전 의원은 2013년 게임을 술과 마약, 도박과 함께 중독 유발 물질로 분류해 ‘게임중독법’으로 불리는 ‘중독 예방·관리 및 치료를 위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국가중독관리위원회를 설치하고 게임을 마약, 알코올, 도박 등과 같은 4대 중독에 포함시키자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게임을 도박과 마약 같은 중독 물질로 규정하는 행보에 당시 게임업계는 적잖은 타격을 받았다. 사회 전반의 시선도 부정적으로 변한 탓에 게이머도 좀처럼 어깨를 펴지 못했다.

두 의원의 임명 소식에 게이머들은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커뮤니티에 “손인춘·신의진 임명은 2030 남성을 다 잡은 물고기를 취급한다는 의미”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다른 누리꾼은 “철회하지 않는 이상 국힘 지지는 고민해보겠다”고 덧붙였고 또 다른 누리꾼은 “2030 표는 몰라도 보수 학부모의 표는 잃기 싫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게임사 관계자는 “과거 게임 규제 관련 대표자들을 특보로 임명한 것에 대해 상당히 우려가 된다”며 “과거와 같은 일들이 되폴이 되지 말란 법도 없다”고 우려했다.

게임 ‘메이플스토리’의 랭커로도 유명한 국민의힘 양준우 대변인도 개인 SNS에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9일 “게이머로서 나도 참담하다”며 “게임 폭력성 실험하겠다며 PC방 전원 차단기 내리던 시절의 선봉장들이 왜 다시 기용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게임을 마약, 도박, 술과 동급에 올려놓으려던 분과 게임회사를 악마화하며 ‘매출 1% 강탈’을 법제화하려던 분, 그 쌍두마차가 부활하다니”라며 한탄한 뒤 “게이머 민심은 정말 부글부글 끓고 있는데 반응이 굼떠 걱정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양 대변인은 10일에도 “그 시절 저처럼 분노했던 중·고등생 게이머 분들도 이제 유권자가 되셨겠지요. 저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의견 전달은 모두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한편 국민의힘은 앞서서도 게이머 민심과 반대로 가는 행보를 보여 지탄 받았다.

지난 1일 이 용 국민의힘 의원은 ‘확률형 아이템 규제 명시’ 조항을 삭제하는 등 게임사의 손을 들어주는 개정안을 내놨다가 큰 반발을 샀다. 당 내·외의 압박을 견디지 못한 이 의원 측은 발의 8일 만에 법안을 철회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권 관계자는 “발의한 법안을 철회하는 것은 리스크가 크다. 그럼에도 2030 게이머가 등을 돌리는 것이 더욱 부담스러웠던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특보 임명과 관련한 윤 후보의 최근 발언을 보면 이번 인사에는 변함이 없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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