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시장 규제 강화 내년도…대선 정국 ‘변수’

대출시장 규제 강화 내년도…대선 정국 ‘변수’

기사승인 2021-12-11 06:16:01
쿠키뉴스DB
정부·여당은 내년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치를 올해(5~6%)보다 낮은 4~5%대에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부터 급격하게 늘어난 가계부채 비중을 관리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내년 초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다면 이 같은 관리 방안도 수정될 가능성도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당정은 내년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을 4∼5%대에서 관리하되 전세대출이나 집단대출은 중단하지 않도록 관리하기로 했다. 이어 당정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는 계획대로 진행하되 서민 실수요자에 대해서는 일종의 예외를 적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여당이 이 같은 입장은 치솟는 가계부채를 관리해야 한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올해 9월말 기준 가계신용(가계대출+판매신용) 잔액은 1845조원으로 6월말 대비 37조원(2.0%)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분기와 비교하면 9.7% 늘어났다. 

게다가 상환 능력이 부족한 청년세대(2030세대)의 빚투(대출을 통한 투자) 비중도 커지고 있다. 올해 2분기 기준으로 청년세대의 가계부채는 485조7900억원으로 전체(1805조9000억원) 연령층의 26.9%를 차지했다. 특히 지난해부터 39세 이하 가구주가 전체 주택 매수의 33.1%를 차지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전배승 연구원은 “(이 같은 추세가 이어져 갈 경우) 내년 말에는 가계부채 총량이 20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따라서 지속적인 경계감과 통제기조는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정부여당의 정책 기조(가계대출 규제)가 대선이라는 변수로 인해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 실제 앞서 정부는 지난 8월 가계부채 관리 방안으로 전세대출을 비롯한 강도 높은 규제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실수요자의 반발이 거세지자 결국 전세대출은 총량 관리 한도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이미 이러한 징후는 감지되고 있다. 이미 여야 대선후보는 금융당국의 대출규제에 대해 강한 어조로 비판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일률적 금융통제는 (실수요자에 대한) 배려와 현장성이 부족했던 것”이라며 “정책을 펼치면 현장에서 제대로 집행되는지 피드백을 해야 하는데 구체적 내용을 모르고 정책을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도 금융당국의 대출 총량 규제와 관련해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지금과 같은 정부 당국의 갑작스럽고 무리한 규제는 부작용만 초래한다”면서 “가계부채의 급격한 증가는 막아야 하지만 이런 식으로는 안 된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권에서는 대출 규제에 대한 정책 기조 변화는 혼란을 줄 수 있다고 말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사실 은행은 사기업이면서도 공공기관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익 성장에 대해 민간기업과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출 규제에 대해서는 일관성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대선을 앞두고 인기영합식의 정책은 오히려 시장과 실수요자에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부동산 대출을 비롯한 가계부채 문제는 위험수위에 달하고 있다”며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등에 반발이 있겠지만 국민적 설득을 통해 부채 구조조정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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