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 확장’ 나선 이재명… 전략은 文과의 ‘차별화’

‘중도 확장’ 나선 이재명… 전략은 文과의 ‘차별화’

李, ‘조국 사과‧기재부 비판’… “차별화는 유일한 선택”

기사승인 2021-12-11 06:34:02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오른쪽)가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김대중 노벨평화상 수상 21주년 기념식에 참석하며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중도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통해 지지율 확보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다만 내외의 정치적 이슈와 맞물려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차별화’가 유일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 후보는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소상공인과 함께하는 전국민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오미크론 등 변이바이러스 출현으로 감염 위험이 커지고 있기에 부득이 방역 방침이 강화될 수밖에 없다. 이번에는 정부의 역할을 조금 더 강화해야 되지 않느냐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기재부를 향해 날 선 반응을 보였다. 이 후보는 “방역지침 강화해 보상이 되면 오히려 더 낫다고 생각할 수 있을 정도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 정부 당정 협의할 때 이 점 확실하게 요청하고 관철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특히 “도대체 왜 이러는지 정말 이해가 안 된다. 특히 기재부가 이런 걸 한다”며 “국민들 땀으로만 국가 과제를 해결하는 상태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가 지지층 확장을 위해 차별화를 외치는 지점은 이른바 ‘조국 사과’에서도 찾을 수 있다. 

그는 지난 2일 오전 한국방송기자클럽토론회에서 “조국 전 장관에 대해서는 여전히 민주당이 그간에 국민들로부터 외면 받고 또 비판받는 문제의 근원 중 하나”라고 고개를 숙였다. 특히 “민주개혁 진영은 사실은 더 청렴해야 되고 작은 하자조차도 더 크게 책임지는 게 맞다. 잘못이 있는 것에 대해서는 당연히 책임져야 한다. 특히 지위가 높고 책임이 클수록 그 비판의 강도도 높을 수밖에 없다는 걸 우리가 인정해야 된다”고 발언했다. 

다만 이 후보가 앞으로도 문 대통령과의 선 긋기를 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물음표다. 국내외 적으로 민감한 이슈가 많은 탓이다. 우선 해외에서는 미국이 베이징 올림픽 보이콧 선언한 것과 관련해 종전 선언 문제가 엮여있다. 

국내로 시선을 돌리면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현재 대다수의 정당 지지율보다 높다는 점은 여전히 고민거리다. 아울러 일정 소화 도중 일부 청년과의 대화에서 오해를 사는 장면을 노출한 경험도 있다. 

도이치 모터스 수사와 관련해 현 정권 내의 검찰이 여전히 제대로 된 결과물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 역시 장애물이다. 지난 7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강력수사2부(부장 조주연)가 구속기소 한 이 모 씨의 공소장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인 ‘김건희 씨’의 이름이 빠져있다. 

아울러 정치권 일각에서는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이 후보의 선거운동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비판도 있다.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에 의원들이 제대로 참여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민주당 내부에서는 오히려 매타버스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더불어 현장과 SNS를 통해 또 다른 방식의 선거 운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영덕 민주당 의원은 9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의원들이 매타버스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주장은) 와전 된 것”이라며 “의원들이 오히려 직접 지역에서 조금 더 깊숙한 곳으로 선거운동을 가려고 한다. 이것이 더욱 효과적인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이 후보가 지역을 돌면서 만나지 못한 사람들을 의원들이 직접 폭넓게 만나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용빈 대변인도 “지금은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아니다. 오히려 SNS나 메신저 등을 통해 이 후보를 알리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다. 이러한 것들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라며 “지역마다 광역시‧도 선대위가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 당 내부를 조금 더 다지는 데 주력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오섭 의원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조 의원은 “오히려 (의원들은) 매타버스를 타고 싶어 하는 분위기”라며 “매타버스가 자기 지역구로 오는 것 역시 환영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그동안 정기 국회가 열린 탓에 국정감사와 예산‧법안 등으로 바쁘게 흘러갔다. 그래도 의원들은 주말마다 지역에서 주민들과 소통을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차별화’를 선택한 이 후보의 현재 선거 전략이 나쁘지 않다는 정치권의 평가도 있다. 최요한 시사평론가는 10일 쿠키뉴스에 “사실은 여당 대선 후보가 대통령과의 차별화 전략을 취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는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국민들은 지금 부동산 정책 등과 관련해 현 정권에 대한 불만이 많다. 결국 새로운 비전을 내세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정권을 지지하는 일부 사람들이 반발할 수도 있다는 비판도 있지만 정권 재창출이라는 대의가 중요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결국 대다수는 이 후보의 전략과 관련해 이를 인정하고 양해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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