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경북을 방문해 “전두환도 공과가 공존한다”고 말한 것을 두고 곳곳에서 비판이 쏟아졌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12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두환을 재평가하려는 자가 전두환”이라며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하려다 국민의힘 후보가 되실 것 같다”고 꼬집었다.
또 “대통령 후보자들이 우리 국민들이 피눈물로 일군 민주주의의 역사적 가치마저 매표를 위해 내팽개치는 이런 현실이 참으로 개탄스럽다”며 “국민 모두가 치를 떠는 내란범죄자, 일말의 반성도 없이 떠난 학살자의 공과를 굳이 재평가하려는 것은 선거 전략일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페이스북에서 이 후보 발언을 두고 “‘전두환의 공’이라니. 비석 밟고 그 난리를 치더니. 전두환 찬양도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고 비꼬았다.
정의당 오승재 대변인은 전날 논평을 내고 “(이 후보 발언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전두환은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 잘 했다’고 말한 것과 무슨 차이가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오 대변인은 “호남에서는 ‘광주 학살의 주범 전두환을 찬양하는 사람에게 대한민국을 맡길 수 없다’고 하더니, 영남에서는 한 표라도 더 받아보겠다며 노동자의 피땀으로 세운 경제성장을 군사독재의 공이라고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이 후보는 ‘전두환·박정희·이승만 공과’ 발언을 당장 철회하고, 오월 광주와 시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후보는 전날 경북 칠곡 다부동 전적기념관에서 “전두환도 공과가 공존한다”며 “전체적으로 보면 전두환이 삼저호황(저금리·저유가·저달러)을 잘 활용해서 경제가 망가지지 않도록, 경제가 제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한 건 성과”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국민이 맡긴 총칼로 국민 생명을 해치는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용서될 수 없는, 결코 다시는 반복돼서는 안 될 중대범죄”라며 “그래서 그는 결코 존경받을 수 없다”라고도 덧붙였다.
앞서 이 후보는 “전두환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를 잘했다고 얘기하는 분들이 많다”던 윤 후보 발언을 두고, “집단학살범도 집단학살을 빼면 좋은 사람이라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냐. 광주영령과 호남인 능멸에 대해 지금 즉시 석고대죄하라”고 날을 세웠다.
당시 김영배 최고위원, 송영길 대표 등 민주당 주요인사들도 “이름만 들어도 치가 떨리는 전두환 독재자가 롤 모델임을 실토한 것”, “윤 후보가 군사쿠데타 일으킨 전두환과 쌍둥이처럼 닮아있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민주당은 이 후보의 이번 발언에는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