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친화 vs 공적강화, 금융지주 선택은

주주친화 vs 공적강화, 금융지주 선택은

기사승인 2021-12-14 06:11:02
올해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국내 5대 금융지주사(KB·신한·하나·우리·농협 등) 일제히 배당성향 확대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최근 가계대출 규제로 인한 비판여론이 커지면서 지속적인 주주친화 정책 기조가 흔들릴 기미가 보이고 있다.  

은행업종은 배당주로 잘 알려져 있으나 정권의 이해관계에 따라 수시로 배당성향의 폭이 증감되는 경우가 많아서다. 

이러한 징후는 최근 대선 후보의 발언에서 잘 보여주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코로나19 상황에 전세계 은행의 영업이익률이 줄었는데 한국만 늘어났다”며 “금융의 공적 기능을 되살려야 한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도 “꽉 막힌 대출을 풀겠다”며 정부와 금융당국의 정책을 비판했다. 즉 은행업에 대한 공정기능 강화가 필요하다고 밝힌 것이다. 

현재 주요 금융지주의 주가는 지지부진한 흐름이 이어져 오고 있다. 거듭되는 정부 규제와 대선까지 맞물린 영향 탓이다. 

또한 외국인 투자자의 높은 지분율도 배당 성향 강화에 발목을 잡고 있다. 국내 은행들의 외국인 투자자 지분율은 (우리금융지주를 제외하고) 절반이 넘는다.

금융지주 가운데 외국인 지분 보유 비중이 가장 큰 곳은 KB금융(전체 시가총액 69.56%)이다. 이어 하나금융지주(67.49%), 신한지주(60.25%), 우리금융지주(29.82%) 순이다. 국내 금융지주의 외국인 투자자 비중이 높은 것은 1997년 외환위기 사태 이후다. IMF(국제통화기금)의 요구에 따라 금융시장이 개방됐고, 은행업종의 외국인 비중이 크게 늘어났다. 때문에 배당 성향 확대는 자칫 ‘국부유출’이라는 부정적인 여론도 형성될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은행주의 배당성향을 높이기 위해서는 연기금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하나금융투자 최정욱 연구원은 “은행주 저평가 배경으로 연기금 보유 제한 규정이라 지목된다”며 “(법 때문에) 연기금 위탁 자산운용사들이 은행주를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상황이니 기관투자자의 수급도 취약해 외국인 보유 비중이 60~70%에 달하는 기형적인 구조가 됐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도 “은행도 (민간기업인 만큼) 자금이 원활하게 조달돼야 금융시장에 기여할 수 있다. 이런 선순환이 이뤄질려면 금융주의 배당성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 은행주의 배당성향은 해외(40%)에 비해 낮은 24%에 불과하다”며 “은행주는 고배당주로서 국민들의 투자 자산으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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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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