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발골수종 환자 생명 연장을 위한 정부의 결단 필요할 때 [기고]

다발골수종 환자 생명 연장을 위한 정부의 결단 필요할 때 [기고]

한국다발골수종환우회장 백민환/연세대보건학석사

기사승인 2021-12-14 16:54:45

이 밤이 지나면 내일은 또다시 태양이 떠오르건만, 한번 가신님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네...   

요즘 들어 다발골수종을 앓고 계신 환자분들이 많이 돌아가시고 있다. 다발골수종은 혈액암중에서도 림프종에 이어 2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병이다. 여러 치료제가 개발 되었음에도 재발이 반복되며 치료제에 불응하는 경우가 많아 장기간 생존하기 어렵고 완치하지 못하는 무서운 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발골수종에서의 신약의 개발은? 환자의 생명 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유일한 치료 옵션이다. 한 예로, 기존 치료에 반응하여 생명을 연장하고 있더라도, 치료제에 불응하는 경우 또 재발이 발생하는 경우 더 이상 치료 대안이 없는 상황이 된다. 하지만, 새로운 계열의 차세대 신약이 시장에 진입하는 경우 환자는 다시 한번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컴퓨터의 발전과 더불어 많은 환자들이 인터넷을 통하여 신약의 정보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새 생명을 얻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동안 암환자들을 위하여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신 정부에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고 있다. 우리 다발골수종 환자의 최종 치료가 CAR-T라고 하지만 지금 명년 2월경에 미국 FDA에서 허가를 준비하고 있으니, 현재로서는 멀리 있는 것으로 보인다. 4차 치료에 실패한 환자들이 가족의 슬픔 속에 곁을 떠나 한줌의 재로 돌아가고 있다. 일부 재발 또는 불응한 환자는 새로운 치료제 없이는 더 이상 삶의 연장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에서 진행된 RWD (Real World Data) 연구에 따르면, 4차 치료에 불응한 환자가 추가적인 치료를 받지 않는 경우 전체 생존기간이 1.3개월로 예후가 매우 불량하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신약인 엑스포비오정은 핵 수송 단백질인 XPO1을 선택적으로 억제하여 암 세포의 사멸을 유도하는 새로운 기전의 약물로 4차 치료에 실패한 다발골수종 환자가 유일하게 쓸 수 있는 5차 약제로 올해 7월 식약처 허가를 받았다. 엑스포비오정의 허가는 우리 다발골수종 환자에게는 큰 의미가 있다. 이유는? 다발골수종 완치가 기대되는 CAR-T 치료제가 나오기 전 4차 치료에 실패한 환자들이 당장 더 이상 쓸 약이 없어 죽음만을 남겨놓은 시점에서 유일하게 4가지 약제에 실패한 환자들을 위해서 나온 약이기 때문이다. 우리 환우회원인 B씨는 두 자녀를 둔 애기 엄마이다. 남편인 A씨가 다발골수종을 진단 후 4차약에 실패하고 암 수치가 다시 재발한 상태이다. 그녀는 더 이상 쓸약은 엑스포비오정 밖에 없음에 보험급여를 목놓아 울부짖고 있다.

지금까지 신약이 개발되어 식약처 허가가 났음에도 불구하고 급여 등재시까지 오랜 시일이 걸렸기 때문에 대다수의 환자들은 기다리다 지쳐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메디컬푸어로 전락 하였고 돈이 없는 환자는 치료를 포기하였다.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에서는 선등재-후평가, 영국에서는 선등재-후평가 및 재정지원, 캐나다에서는 재정지원이 신속급여 평가제도로 사용되고 있다. 약제의 비용-효과성 입증도 중요 하겠지만 우리 정부는 임시적이라도 급여 등재 후 외국 등재 상황을 모니터링 하면서 사후 관리를 하는 방안 또는 가격이 존재하는 기존 약제와의 가격 비교를 통해 국내 약가를 결정할 수 있는 방안 등 여러 신약에 대한 검토 과정에서의 노하우를 적용하여야 한다. 국민이 건강하여야 경제도 원활하고 나라도 발전 한다. 정부의 결단 필요할 때이다.

※ 외부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소 다를 수 있습니다.
신승헌 기자
ssh@kukinews.com
신승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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