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 관객수에 찬물’… 영화업계, 영업시간 제한에 긴급 성명

‘최다 관객수에 찬물’… 영화업계, 영업시간 제한에 긴급 성명

기사승인 2021-12-16 17:05:35
서울 시내 한 영화관.   사진=박효상 기자

정부의 거리두기 강화 조치로 전국 모든 영화관이 오후 10시 문을 닫는다. 영화업계는 “영화산업이 도미노식으로 붕괴될 것”이라며 긴급 성명을 발표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16일 오전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사적모임 인원을 전국 4인으로 축소하고 다중이용시설 운영시간을 제한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를 발표했다. 김 총리는 “3그룹 시설 중에서 영화관, 공연장, PC방 등은 오후 10시까지로 제한하되, 청소년 입시학원 등은 예외를 두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강화 조치는 오는 18일 0시부터 특별방역기간 종료일인 내년 1월2일까지 16일간 적용된다.

영화계는 찬물이 끼얹어진 분위기다. 영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감독 존 왓츠)이 개봉 첫날인 15일 팬데믹 이후 가장 많은 일일 관객수(63만4948명)를 기록한 상황이라 더욱 그렇다. 영화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감독 매튜 본), ‘킹메이커’(감독 변성현)와 ‘비상선언’(감독 한재림) 등 기대작 역시 연말·연초 특수를 노리기 어려워졌다.

정부 조치로 인해 당장 이번 주말 오후 10시 이후 종영하는 영화가 상영시간표에서 모두 사라졌다. 영화관들은 취소된 영화의 예매권을 모두 환불할 예정이다. CGV 관계자는 “종영 시간이 오후 10시 이후인 영화를 예매하신 고객님들께 ‘정부 방침에 따라 상영을 취소한다’는 안내 문자를 보내고 환불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주말 아이맥스(IMAX), 스크린X, 4DX 상영관이 모두 매진될 정도로 영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인기가 많았다”며 “예매하기 어려운 시간대에 예매한 고객님들 표도 취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영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포스터

연말과 연초 개봉을 준비하던 영화들도 하나둘 개봉을 연기하고 있다. 내년 1월 개봉 예정이었던 영화 ‘비상선언’ 측은 “현 상황의 어려움을 고려하여 개봉을 잠정 연기하게 됐다”고 15일 밝혔다. 오는 22일 개봉 예정이던 영화 ‘피드백’은 내년 1월5일, 오는 29일 개봉 예정이었던 영화 ‘클리포드 더 빅 레드 독’(감독 월트 베커)는 내년 1월12일로 각각 개봉을 연기했다. 오는 29일 개봉하는 영화 '킹메이커'는 16일~17일로 예정된 배우 설경구, 이선균의 언론 인터뷰 일정을 잠정 연기했다.

16일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한국영화감독조합, 한국수입배급사협회, 상영관협회 등 영화업계는 긴급 성명을 함께 발표했다. 이들은 “극장의 영업시간을 현행대로 유지하는 건 영화산업 최소한의 생존 조건”이라며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 조정 시 극장 및 영화산업의 특수성을 감안해 예외로 인정해 줄 것을 영화계 전체의 이름으로 강력히 요청한다”고 주장했다.

영화업계는 이미 방역패스와 띄어앉기, 취식 금지 등 정부 지침보다 강화된 방역활동을 적용했는데도 영업시간이 제한되는 걸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영화 상영 시간을 감안하면 오후 7시 이후 상영은 거의 불가능한 점도 업종 특수성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한국수입배급사협회 정성진 회장은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조치에 대해 “어처구니가 없다”라며 “오후 10시까지 영업시간을 제한하면 사회생활 하는 관객들은 평일에 영화를 보지 말라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이어 “각 산업군 특수성을 이해하고 예외를 둬야 한다”라며 “독립·예술영화를 유통하는 작은 영화관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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