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실질적 평등 위해 출발점 바꿔야”… 대학입학 추첨제도 언급

이재명 “실질적 평등 위해 출발점 바꿔야”… 대학입학 추첨제도 언급

샌델 “기득권, 운 좋은 것… 승자들의 자만심 있어”

기사승인 2021-12-21 12:44:28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21일 서울 중구 정동1928 아트센터 이벤트홀에서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와 화상대담을 진행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실질적 평등 확보를 위해 출발점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대학입학 추첨제도를 언급하며 마이클 샌델 하버드 교수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 후보는 21일 서울 중구 1928아트센터에서 ‘공정과 정의’를 주제로 열린 샌델 교수와의 화상 대담에서 “현재 출발점 자체가 불평등하다. 이미 불평등할 수밖에 없는 상태”라며 “형식적으론 평등하지만 실질적으로는 평등하지 않은 점을 해결하기 위해 출발점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샌델 교수에게 주로 공정과 평의에 대한 질문을 했다. 아울러 형식적인 평등과 실질적인 평등을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경쟁이 격화되다 보니 할당제를 폐지하자는 말이 많다. 매우 위험한 생각”이라고 했다. 

또한 “경쟁에서의 탈락은 곧 죽음을 의미한다. 경쟁이 생존의 문제가 됐다”며 “내가 살려면 누군가 죽어야 한다. 기회는 딱 한 번뿐이다. 매우 잔인하고 격렬하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샌델 교수도 경쟁에서 이긴 기득권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를 ‘승자들의 자만심’으로 표현했다. 샌델 교수는 “이들은 자신들의 결과물을 스스로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비기득권에 대한 부채 의식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후 이들의 성공엔 운이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샌델 교수는 “부모나 교사. 사회 등의 지원 등 많은 운이 작용했다. 이들은 이를 인식하지 못한 채로 오만과 자만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노동에 대한 존중도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럭 운전사나 간호사 등 우리가 평소에 간과했던 사람들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상황에서 얼마나 필요한 존재인 지에 관해 시사점을 던져줬다. 이들이 우리 사회에 기여하는 바에 대한 인정과 존중, 노동의 존엄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후 이 후보는 자원 재분배를 강조했다. 특히 대학입학 추첨제를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조언을 구했다. 

그러자 샌델 교수는 “굉장히 획기적인 제안이다. 대학입학 추첨제가 더욱 더 공정한 입학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이어 “이러한 제도를 내가 책에서 제안한 것은 명성 있는 대학 입학에는 노력과 운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인지해주고 싶어서”라며 “지나친 입시 경쟁이 학생들에게 주는 압박과 스트레스도 우리가 걱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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