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연기대상, ‘검은태양’ ‘옷소매’ 나란히 웃었다

MBC 연기대상, ‘검은태양’ ‘옷소매’ 나란히 웃었다

기사승인 2021-12-31 00:49:47
2021 MBC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받은 배우 남궁민. MBC

올해 MBC 드라마 가운데 가장 높은 화제성과 시청률을 기록한 ‘검은태양’과 ‘옷소매 붉은 끝동’이 시상식에서도 사이좋게 웃었다. ‘검은 태양’에서 주인공 한지혁을 연기한 배우 남궁민이 대상을, ‘옷소매 붉은 끝동’이 올해의 드라마상을 가져가면서다. 150억 원이 투자된 ‘검은태양’은 최고 시청률 9.8%(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체면을 세웠고, 종영까지 2회 앞둔 ‘옷소매 붉은 끝동’은 최근 시청률이 14.3%까지 올랐다. 30일 서울 상암동 MBC 공개홀에서 열린 2021 연기대상의 주요 사건을 짚어봤다.

남궁민이 2년 연속 대상을 수상하다

지난해 SBS ‘스토브리그’를 이끌며 S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남궁민은 올해 ‘검은태양’으로 두 번째 대상 트로피를 손에 넣었다. 단역 배우로 시작해 20년 만에 이룬 쾌거다. 남궁민은 과거 MBC 연기대상에서 상을 받지 못한 채 돌아가야 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참석만으로도 기쁘고 행복했지만, 먹먹한 기분도 들었다. 지금도 그 기분이 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대상을 받은 기쁨은 김성용 PD와 박석호 작가 등 동료들과 나눴다. 남궁민은 “불안한 마음으로 촬영장에 가면, 사랑스러운 연기자 분들이 작품 속 모습 그대로 내 앞에 서있었다. 덕분에 힘이 났다.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쳤지만 (동료들 덕분에) 끝까지 촬영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동료 배우들의 ‘남궁민 사랑’도 돋보였다. ‘검은태양’에서 도진숙을 연기한 장영남은 우수 연기상을 받은 뒤 “남궁민이 ‘검은태양’ 촬영 후반 행복한 미소를 짓기에 이유를 물었더니 초코 케이크를 먹었다고 한 일화가 기억난다”면서 “그렇게 밥도 제대로 못 먹으며 몸을 만들어 그 많은 액션 장면을 소화하는데, 나는 세트장에서 방구석 연기만 한다고 생각해서 늘 미안했다”고 말했다.

베스트 커플상을 받은 배우 이세영(왼쪽), 이준호. MBC

‘옷소매 붉은 끝동’이 트로피를 휩쓸다

올해 MBC에서 방영한 드라마 가운데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 중인 ‘옷소매 붉은 끝동’은 주요 부문을 휩쓸었다. 이 작품에서 각각 이산과 성덕임을 맡은 배우 이준호와 이세영은 최우수 연기상과 베스트 커플상을 나란히 수상했다. 이준호는 “나도 사람인지라 시상식을 앞두고 드라마가 잘 되니 뭔가를 원하게 됐다. 내가 상을 받을 만한 연기를 했는지 계속 성찰했다”면서 “당연히 받아야 할 상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열심히 해왔다고 스스로를 다독일 수 있어 행복한 시간”이라고 털어놨다. 2004년 데뷔 이후 처음으로 MBC에서 수상한 이세영은 “금, 토요일 소중한 저녁 시간을 두 달 넘게 내주시고 인물들의 희로애락을 함께해준 시청자들께 감사하다. 시청자들의 소중한 시간이 귀하다는 사실을 잊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밖에도 ‘옷소매 붉은 끝동’은 올해의 드라마상을 탔고, 작가상(정해리), 조연상(장혜진), 공로상(이덕화), 신인상(강훈) 수상자를 배출하며 가장 많은 트로피를 가져갔다.

포옹하는 이준호(왼쪽), 이덕화. MBC

정조(이준호)가 영조(이덕화)에게 상을 주다

올해 MBC 연기대상 공로상은 1972년 데뷔해 MBC에서만 20여편의 드라마에 출연한 배우 이덕화에게 돌아갔다. 그는 무대에 올라 “이 상을 받고 싶었다”며 “최소한 50년 이상 활동해야 이 상을 주시는 것 같다. 대상받은 것만큼 찌릿하다”며 웃었다. ‘옷소매 붉은 끝동’에서 영조를 연기하는 그는 자신을 캐스팅한 정지인 PD를 향해 고마워하며 “늙은 배우에게 활력을 불어 넣어 주셨다. 요즘 정말 살 맛 난다. 역시 배우는 연기를 해야 한다. 낚시를 그만두던지 해야지…”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안겼다. 시상은 그와 ‘옷소매 붉은 끝동’에서 호흡을 맞추는 이준호가 맡아 의미를 더했다. 이준호는 무대에 오른 이덕화와 뜨거운 포옹을 나누기도 했다. 이덕화는 “이 상은 생을 끝내는 순간까지 연기로 봉사하라는 명으로 받아들이겠다. 앞으로 최선을 다해 열심히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최우수 연기상 후보로 올랐지만 수상하지 못한 배우 정재영. 2021 MBC 연기대상 방송 캡처.

정재영이 또 무관에 그치다

반면 직장 생활을 실감나게 묘사해 온라인에서 입소문을 탄 ‘미치지 않고서야’는 기대만큼 상을 받지 못했다. 이 작품에서 한세권을 연기한 배우 이상엽이 우수 연기상을 수상한 것이 전부다. 살벌한 연기력을 보여줬던 두 주인공, 정재영과 문소리는 무관에 그쳤다. 정재영의 경우, 2019년 방영된 주연작 ‘검법남녀2’를 흥행시키고도 그 해 연기대상에서 아무런 상을 받지 못한 이력이 있어 아쉬움을 클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올해 MBC에서 방송됐으나 시청률과 화제성 모두 낮았던 ‘오! 주인님’과 ‘이벤트를 확인하세요’, ‘러브씬 넘버#’는 수상자를 한 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올해 상반기를 책임졌던 일일드라마 ‘밥이 되어라’ 역시 후속작 ‘두 번째 남편’에 밀려 한 부문도 수상하지 못했다.

아래는 2021 MBC 연기대상 수상자(작) 명단.

△ 대상=남궁민(‘검은태양’)
△ 올해의 드라마상=‘옷소매 붉은 끝동’
△ 최우수 연기상(미니시리즈)=이세영·이준호(‘옷소매 붉은 끝동’)
△ 최우수 연기상(일일드라마)=엄현경·차서원(‘두 번째 남편’)
△ 우수 연기상(미니시리즈)=장영남(‘검은태양’), 이상엽(‘미치지 않고서야’)
△ 우수 연기상(단막극)=김환희(‘목표가 생겼다’), 정문성(‘뫼비우스 : 검은태양’)
△ 공로상=이덕화(‘옷소매 붉은 끝동’)
△ 베스트 커플상=이세영·이준호
△ 작가상=정해리(‘옷소매 붉은 끝동’)
△ 조연상=장혜진(‘옷소매 붉은 끝동’), 김도현(‘검은태양’)
△ 신인상=김지은(‘검은태양’), 강훈(‘옷소매 붉은 끝동’)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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