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라운드 전패… 희망 없는 서울 삼성

3라운드 전패… 희망 없는 서울 삼성

기사승인 2021-12-31 16:41:40
작전 타임 때 전술을 지시하는 이상민 감독(가운데).   프로농구연맹(KBL)

프로농구 서울 삼성의 추락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삼성은 지난 30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정관장 프로농구’ 3라운드 울산 현대모비스와 원정 경기에서 70대 80으로 졌다.

이날 패배로 삼성은 최근 9연패, 원정 경기 14연패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지난 5일 창원 LG를 67대 65로 물리친 이후 단 1경기도 승리하지 못했다. 3라운드에 치른 9경기를 모두 패배하는 수모를 겪었다.

삼성은 1라운드에서 4승 5패를 기록했다. 김진영의 음주 운전으로 인한 징계 등 갖은 악재를 딛고 비교적 선전했다. 연승은 없었지만 아이제아 힉스와 김시래의 호흡이 상당히 좋았다. 리그 최고의 외국인 선수와 리그 최고의 어시스터가 만들어내는 플레이는 단연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삼성의 상승세는 오래 가지 못했다. 2라운드에서는 2승 7패를 기록했고, 3라운드 때는 전패를 하며 리그 최하위로 고꾸라졌다. 2라운드 때 하위권 경쟁을 펼치던 LG가 최근 3연승을 거두며 8위까지 올라간 것과 상당히 대조된다. 삼성은 3라운드에서 평균 70.8득점을 올리는 데 그쳤고, 평균 실점은 86.1점에 달했다. 매 경기 평균 15.3점 차 패배를 당한 셈이다.

삼성의 부진은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으로부터 비롯됐다.

외국인 선수 힉스가 지난달 발등 인대 부상으로 시즌아웃 판정을 받았다. 힉스가 빠지면서 삼성의 공격 옵션이 크게 줄었다.

힉스의 대체자로 합류한 미국프로농구(NBA) 출신 토마스 로빈슨은 기대 이하의 모습이다. 잔부상에 시달리며 아직까지 제 기량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로빈슨은 5경기 평균 15.2점 9.4리바운드로 평균 수치는 괜찮은 편이나 기복이 심하다. KBL 데뷔전에서 31득점을 퍼부었지만 이후 3경기에서 평균 8.6점에 그쳤다. 로빈슨의 KBL 무대 적응이 늦어지면서 2옵션 외국인 선수 다니엘 오셰푸가 더 많은 시간을 소화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국내 선수들의 부상도 이어졌다. 이동엽은 지난 11월 왼쪽 발목 인대가 파열 부상을 입어 8주 진단을 받았다. 천기범, 이원석, 임동섭 등도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다가 최근에서야 복귀했다.

서울 삼성의 김시래.   프로농구연맹(KBL)

주축 선수들이 한꺼번에 무너지면서 모든 짐이 김시래에게 넘어갔다. 김시래는 올 시즌 평균 9.3점 6.9어시스트를 기록중인데, 최근 5시즌 중 가장 저조한 성적이다. 야투성공률은 34.8%에 불과하며, 3점슛 성공률은 27.9%로 더욱 처참하다. 삼성에 김시래를 도와줄 선수가 적다보니 상대팀도 김시래 집중 견제를 주 수비 전술로 삼는다.

삼성의 약점 중 하나는 승부처 집중력이다. 4쿼터 평균 득점이 10개 구단 꼴찌(18.3점)일 정도로 경기 막바지 약한 모습이다. 

현대모비스전이 삼성의 현주소를 보여준 대표적인 경기다. 3쿼터를 62대 63, 단 1점차로 뒤진 채 끝낸 삼성은 4쿼터 경기 종료 2분 45초 전 장민국의 득점이 터지기 전까지 단 1점도 올리지 못했다. 7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8개의 야투를 놓쳤고 실책 3개를 범하는 등 최악의 경기력을 보였다.

득점을 책임저줄 스코어러형 국내 선수가 없는 점도 아쉽다. 31일 기준 국내 선수 평균 득점 20위 안에 삼성 선수의 이름은 없다. 국내 선수 중 평균 두 자릿수 득점을 넘기는 선수가 아무도 없다. 현재 삼성의 국내 선수 중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린 선수가 포인트가드 김시래다.

이상민 감독의 지도력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14~2015시즌 이후 삼성이 플레이오프에 오른 적은 단 2번에 불과하다.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던 2016~2017시즌 이후 지금까지 4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지 못했다. 

여기에 삼성이 매년 12월에 홈 경기장을 사용하지 못하는 점도 성적이 좋지 않은 이유 중 하나다. 삼성의 홈 경기장인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은 연말에 공연 등 각종 외부 일정으로 가득 차 있어 삼성이 경기를 치를 수 없다. 이로 인해 삼성은 지난달 11일 전주 KCC전을 시작으로 계속해서 원정 경기를 치르고 있다.

서울 삼성은 오는 1일 리그 1위 수원 KT를 상대로 4라운드 첫 경기에 나선다. KT는 허훈이 부상에서 복귀한 뒤 치른 14경기에서 13승 1패로 압도적인 선두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3라운드를 전패로 마감한 삼성이 4라운드에도 암울한 출발을 하게 생겼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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