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 돌린 태국 팬덤, 정면 돌파 택한 하이키 [들어봤더니]

등 돌린 태국 팬덤, 정면 돌파 택한 하이키 [들어봤더니]

기사승인 2022-01-05 15:52:31
그룹 하이키. 왼쪽부터 리이나, 서이, 옐, 시탈라. 그랜드라인그룹

4인조 걸그룹 하이키가 5일 데뷔곡 ‘애슬레틱 걸’(Athletic Girl)을 내고 활동을 시작한다. 앞서 태국 출신 멤버 시탈라가 아버지의 과거 정치 활동으로 논란에 휩싸였으나 소속사는 정면 돌파를 택했다. 시탈라 활동을 비판하는 태국 K팝 팬덤의 반발은 여전히 거세다. “팬들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고 싶다”는 하이키를 이날 온라인으로 만났다.

△ “정치적 입장 없다”

시탈라는 태국 유명 배우 겸 영화감독 사라뉴를 아버지로 뒀다. 사라뉴는 2006년과 2014년 각각 탁신 총리와 잉락 친나왓 총리를 전복시킨 반정부시위에 참여했다. 일부 시위에는 미성년자였던 시탈라도 함께 참석했다. 당시 반정부시위는 군부 쿠데타를 불러온 원인이 됐고, 태국에서는 쿠데타를 주도한 쁘라윳 짠오차 총리의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가 오늘 날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시탈라가 K팝 그룹 멤버로 데뷔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태국 K팝 팬들은 SNS에서 ‘시탈라를 보이콧한다’는 의미로 해시태그 ‘BANSITALA’를 공유했다. 시탈라는 “현재 저는 어떤 정치적 입장도 갖고 있지 않다”며 진화에 나섰다. 그는 “(시위 참석 당시) 어렸고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며 “태국에서도 다양한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평화롭게 함께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소속사 그랜드라인그룹 측도 앞서 낸 입장문에서 “이미 고인이 된 부친의 행적 등을 이유로 시탈라에게 불이익을 줄 수 없다”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시탈라 자신의 책임 범위를 넘어선 행위까지 책임지게 하는 것은 과도한 처사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이키. 그랜드라인그룹

△ “우리는 ‘어벤져스’ 멤버들…밝은 에너지 전달하고파”


우여곡절 끝에 발표하는 데뷔곡은 힙합에 바탕을 둔 댄스곡 ‘애슬래틱 걸’. 그룹 방탄소년단, (여자)아이들 멤버 우기 등과 작업했던 해외 작곡가들이 멜로디를 만들고, 샤이니·씨스타·AOA와 협업했던 이지은 작사가가 노랫말을 지었다. 멤버들은 이 곡이 “자신감”(시탈라), “강인함”(서이), “당당함”(옐)을 표현한다고 설명했다. 리이나는 “건강한 내면을 토대로 밝고 당당하고 강인한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멤버들은 한 팀으로 모여 데뷔를 준비한 지난 1년이 내면의 강인함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리이나는 “연습 도중 힘들고 지칠 때 서로 힘을 나눈 덕에 무너지지 않고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며 동료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팀에서 가장 나이가 어린 옐은 “우리는 하이키가 뒤기 위해 모인 ‘어벤져스’ 멤버들”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시탈라는 건강미를 앞세운 콘셉트를 팀의 강점으로 꼽으면서 “독보적인 피지컬(신체)에서 나오는 시원시원한 분위기와 당당한 모습으로 팬들에게 다가가고 싶다”고 소망했다. 롤 모델은 그룹 마마무다. 개성과 실력을 모두 인정받은 마마무처럼 하이키 역시 “각자의 매력으로 시너지를 내는 그룹이 되고 싶다”(시탈라)는 포부다. 리이나는 “데뷔곡 활동으로 우리 색깔과 매력을 대중에게 각인시키는 것이 목표”라면서 “우리의 밝은 에너지를 많은 분들에게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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