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금리 인상 초읽기...고민 커진 은행

국내외 금리 인상 초읽기...고민 커진 은행

금융소비자 이자 부담 늘고 부동산시장 위축될 수도
대출 부실 증가할 경우 대손충당금 적립 압박

기사승인 2022-01-12 06:10:10
쿠키뉴스DB
미국발(發)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주요 은행도 고민에 빠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상을 시사하면서 한국은행도 추가적인 금리 인상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금리 인상은 은행업종에 수혜로 꼽힌다. 하지만 현재 거시경제 상황과 대출규제와 같은 영업환경 변화는 오히려 악재가 될 수 있다. 게다가 현재 금융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부채 구조조정으로 인해 주택시장이 위축될 여지가 있는 것도 마이너스 요인으로 꼽힌다.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최근 ‘2022년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을 발표하면서 “내년 기준금리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하겠다”라며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한은이 2014년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지속하겠다”는 발표를 시작으로 7년간 유지해왔던 기조를 전면 수정한 것이다.

현재 전문가들은 이달 14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1.25%로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해 11월 재 연 0.75%인 기준금리를 1.00%로 0.25%p 인상한 바 있다.

일반적으로 경기 회복을 수반한 금리 인상기가 접어들면 변동금리 대출이 높은 은행이 수혜를  받는다고 한다. 금리 인상으로 은행의 NIM(순이자마진)는 상대적으로 오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현재 경제 상황을 볼 때 기준금리 인상이 시중은행에 호재로만 작용하진 않는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리가 올라가면 차주(대출을 받은 채무자)의 이자 부담은 상대적으로 커진다”며 “코로나19 상황에서 가계와 기업의 대출 비중이 늘어났기에 상환이 어려워지면 은행의 부실채권 비중도 커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 신용(자금순환표상 가계·기업 부채 합) 비율은 219.9%로 집계됐다. 이는 통계가 시작된 1975년 이후 가장 높을 뿐 아니라 전년동기 대비 9.4%p 더 올랐다. 부문별로는 1년 전보다 GDP 대비 가계신용 비율(106.5%)이 5.8%p, 기업신용 비율(113.4%)도 3.6%p 상승했다. 특히 상환 능력이 낮은 청년세대(20~30대) 비중도 커졌다. 지난해 3분기말 전체 신규 가계대출 중 청년층 가계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50%대까지 상승했다. 

부동산 시장 위축 가능성도 리스크 요인이다. 지난해 말부터 주택시장은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 강화로 인해 거래량과 매매가격이 줄어들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신고된 수도권 아파트 거래 건수는 2021년 월평균 거래량의 4분에 1에 불과했다. 2020년 기준 평균 8분의 1수준인 4800건으로 감소했다. 이는 정부의 대출규제와 금리 인상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현재 시장에서 가장 큰 리스크에 대해 주택시장 위축을 꼽는다. 만약 주택시장이 하락할 경우 그 여파는 금융시장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2012년 전국 주택 가격이 5.6% 하락했을 당시 은행의 신규 연체 금액은 전년동기 대비 37.5% 증가했다. 

이처럼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게 되면 부실여신이 증가한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은행은 대손충당금의 추가적으로 적립해야 한다. 결국 대손충당금의 추가 적립은 자기자본비율이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 금융사 입장에서는 자기자본비율을 유지하기 위해 대출을 축소해야 한다.

부동산시장이 불경기로 접어들면 분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금융사의 주택 사업 대출이나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사업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택시장이 위축될 경우 미분양이 늘어나고, 그렇게 되면 은행을 비롯한 증권, 캐피탈 등이 보유한 부동산 PF에도 부실이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 인상 이후 시장이 위축될 경우 또다시 은행은 대손충당금 적립 압박을 받을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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