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2년 연속 리딩금융 수성

KB금융, 2년 연속 리딩금융 수성

순이익 전망 4.5조원 전년대비 28.3% 증가
금융권 최고 수준...비은행 사업 확대

기사승인 2022-01-13 06:05:01
국내 은행지주 1~2위를 다투는 KB금융이 지난해 실적에서 신한지주를 제치고 2년 연속 리딩금융의 선두로 등극했다. 시가총액도 은행업종 가운데 카카오뱅크를 누르고 기존 은행주의 체면을 지켰다. 

KB금융의 이 같은 성장은 주력 자회사 은행업종의 이자수익 증가와 함께 비은행 부문의 고른 이익이 영향을 미쳤다. 특히 은행에 이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증권 자회사(KB증권)는 경쟁 증권사에 비해 금융사고와 같은 리스크도 상대적으로 적었다. 또 다른 경쟁자 신한금융도 창사 이래 사상 최대 이익을 냈으나 비은행 부문 투자손실이 주가와 이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KB금융, 기존 장점 살려 카카오뱅크 넘고 금융대장주로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금융지주의 지난해 순이익 전망치는 전년대비 28.3% 증가한 4조4948억원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보다 33.6% 증가한 6조1673억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창립 이래 사상 최대 실적이다.

실적 성장 전망과 금리 인상까지 겹치면서 주가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12일 기준 KB금융의 주가는 6만1900원으로 연초 대비 11.93% 상승했다. 시가총액도 25조7385억원으로 카카오뱅크(23조4254억원)을 제치고 금융주 1위로 등극했다. 그럼에도 현재 KB금융지주의 PER(주가수익비율)은 약 5~6배 수준이다. 

KB금융 측은 모바일 전용 인프라 기반을 구축한 동시에 기존 대면 채널도 적절히 활용한 것이 주요했다고 진단했다. KB금융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와 같은) 인터넷은행은 기업금융 노하우와 시스템을 단기간에 확보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때문에 KB금융의 전통 기업금융 비즈니스 역량은 인터넷전문은행 대비 비교 우위에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권 관계자도 “카카오뱅크는 접근성 높은 거래와 신용대출을 통해 사업을 확장해 왔다. 하지만 카카오뱅크의 현재 수익 구조는 결국 이자마진”이라며 “만약 카카오뱅크가 현재 기업가치를 추가적으로 올리기 위해서는 자산관리(WM), IB(투자금융), 기업대출, 부동산 주담대 부문을 확장시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만큼 인건비 부담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은행 포트폴리오 다변화…리스크 관리 신한금융 앞서

KB금융이 2년 연속 리딩금융에 오른 것은 사업 영역에 있어서 비은행 포트폴리오 구축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KB금융은 지난 수년 간 꾸준한 M&A(인수합병)를 통해 비은행 부문의 사업을 확장시켜 왔다.

특히 윤종규 회장이 취임 후 사활을 걸었던 현대증권(현 KB증권) 인수는 ‘신의 한수’로 평가받는다. 현재 KB증권은 국내 초대형IB(투자은행)으로 성장하면서 KB국민은행에 이어 주력 계열사로 자리매김했다. KB증권은 현재 금융지주 증권 자회사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KB증권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547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8.57% 증가했다. 이어 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 인수에도 성공하면서 비은행 계열사를 보다 확대시켰다.  

또한 2020년 인수한 푸르덴셜생명은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 2556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2202.7% 증가했다. 저축성 상품 비중이 확대되고 신계약비가 줄어들면서 순이익이 크게 개선된 것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지난 2014년(옛 LIG손해보험), 2016년(옛 현대증권), 2020년 푸르덴셜생명 차례로 금융 매물들을 인수해 비은행 포트폴리오의 경쟁력을 키워나갔다”며 “은행-증권-손보-생명으로 이어지는 탄탄한 지주회사 체제를 갖춰 나갔고 실적으로도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신한금융도 지난 몇 년 간 꾸준히 인수합병을 통해 지주회사로서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조용병 회장 취임 이후 보험사 오렌지라이프(신한라이프) 아시아신탁, 두산그룹 산하 벤처캐피탈(VC)인 네오플럭스 인수까지 성공하면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이어 신한BNP자산운용의 지분 100% 매입하면서 신한자산운용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다만 비은행 부문의 리스크 관리가 두 회사의 순위 다툼에 균열을 냈다. KB금융은 타 은행 계열사들이 겪었던 사모펀드 사태에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다. 금융권 관계자는 “KB증권이나 KB국민은행은 타 금융지주 계열사와 달리 DLF, 옵티머스 사태 등에 대해 자유로웠다”며 “라임 사태로 인해 지난해 11월 금융당국으로부터 업무 일부 정지 제재를 받았으나 관련 분야의 판매수익은 매출총액에 0.08%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반면 신한금융은 지난 몇 년 간 라임,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 등 연이은 사모펀드 사태에 휘말리면서 리스크 관리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증권업계가 신한금융지주의 지난해 4분기 추정 순이익도 컨센서스(실적 전망치)를 낮춘 것도 이러한 영향 때문이다. 

하나금융투자 최정욱 연구원은 “신한지주의 지난해 4분기 추정 순이익은 580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4.9% 증가했지만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은행과 라이프 등에서 명예퇴직비용이 약 2000억원 이상 발생하는데다 은행과 신한금투에서 판매한 투자상품들에 대한 손실 인식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올해는 신한금융지주가 1위를 탈환할 가능성도 있다. 그동안의 리스크가 지난해 4분기 손실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대신증권 박혜진 연구원은 “지난해까지 유난히 내홍이 많았으나 4분기 충당부채를 마지막으로 올해 산뜻한 출발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유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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