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강추위가 이어지고 있지만 방심할 경우 식중독에 걸릴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끓였던 음식이라도 실온에 방치하면 ‘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린젠스 식중독’(이하 퍼프린젠스)이 발생할 수 있다.
19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최근 같은 업체의 도시락을 먹은 대전지역 9개 유‧초등학교 학생 50여 명이 식중독 의심 증상을 보여 일부 환자에서 신속검사를 실시한 결과 퍼프린젠스 식중독균이 다수 검출됐으며 현재 원인‧역학조사가 진행 중에 있다.
퍼프린젠스 식중독은 일반적으로 봄철과 가을철에 많이 발생하지만 가열온도 미준수 등 부적절한 열처리나 보관·유통 등 관리 소홀시 추운 겨울에도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퍼프린젠스 식중독 발생 현황을 보면 최근 5년 간 총 47건의 식중독 사고로 1655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음식 관리에 소홀하기 쉬운 봄, 가을, 겨울 순으로 발생이 많았다.
계절별로 보면 봄(3~%월) 24건 771명, 가을(9~11월) 7건 501건, 겨울(12~2월) 9건 293명, 여름(6~8월) 7건 90명 순이었다.
퍼프린젠스 식중독 발생 장소는 음식점이 총 27건 1061명으로 가장 많았고, 학교 외 집단급식소에서 7건 331명, 학교 집단급식소에서 5건 143명, 기타 장소가 8건 120명으로 집계됐다.
발생 원인은 돼지고기 등 육류 음식으로 인한 식중독이 8건 666명으로 가장 많았고, 도시락 등 복합조리 식품이 3건 294명, 곡류가 2건 31명, 채소류가 2건 26명이었다.
퍼프린젠스 식중독은 일반적으로 식사 후 6~24시간의 잠복기 후에 묽은 설사나 복통 등 가벼운 장염 증상이 나타난다.
국, 고기찜 등을 대량으로 끓이고 그대로 실온에 방치할 경우 서서히 식는 과정에서 살아남은 ‘퍼프린젠스 아포(spore)’가 깨어나 증식해 발생할 수 있다. 아포는 퍼프린젠스균이 생존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형성하는 것으로 끓여도 죽지 않고 휴면상태로 있다가 세균이 자랄 수 있는 환경이 되면 아포에서 깨어나 다시 증식하므로 대량으로 조리 후 서서히 식힌 음식은 재가열 후 섭취해야 한다.
따라서 많은 양의 도시락을 조리‧배달하는 음식점이나 급식소에서 국, 고기찜 등을 대량으로 조리하고 그대로 실온에서 장시간 보관한 후 충분히 재가열하지 않을 경우 퍼프린젠스 식중독이 발생할 수 있다.
식약처는 “음식 조리‧보관 시 주의를 기울이면 식중독은 충분히 예방할 수 있으며, 급식소나 대량 조리 음식점 등에서는 조리 순서와 조리식품 보관방법, 보관온도를 준수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김밥, 햄버거 등을 포함해 많은 양의 도시락이 필요한 경우 여러 개의 음식점에 분산해 주문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퍼프린젠스 식중독 예방 요령을 지켜 식중독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퍼프린젠스균은 산소가 없는 조건과 43~47℃에서 잘 자라는 혐기성 세균으로 토양, 하천 등 자연환경, 사람과 동물의 장, 분변 및 식품에 널리 분포하는 세균이다. 퍼프린젠스균은 열에 약해 75℃ 이상에서 사멸된다.
육류 등의 식품은 중심부 온도가 75℃ 이상이 되도록 충분히 조리하고, 조리된 음식은 먹기 전까지 60℃ 이상으로 보관하거나 5℃ 이하에서 보관해야 한다. 남은 음식은 냉장 또는 냉동보관 했다가 75℃ 이상에서 다시 가열한 후 섭취하해야 한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