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간 칩거를 끝내고 선거 운동으로 돌아온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지지자들 믿음을 회복하기 위해 절실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양당이 기득권을 유지하려 진영 대결을 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26일 출연한 MBN ‘뉴스와이드’에서다.
“목덜미가 뜨끈거린다”
최근 리얼미터 등 여러 여론조사 기관들이 설문한 결과를 보면 심 후보 지지율은 3%대로 주요 후보 4명 중 가장 낮다. 한 때 15% 넘는 지지율을 자랑하던 정의당로서는 뼈아픈 현실이다. 심 후보는 “제대로 된 진보정당이 필요하다며 성원해주신 지지자들 중 실망하신 분들이 많았다”고 돌아봤다. 선거제도 개혁 실패와 ‘조국 사태’ 등에 실망해 정의당에 등 돌린 지지자들이 많다는 분석이다. 심 후보는 “수많은 분들이 저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시는 것 같아 복귀 후에 목덜미가 뜨끈거린다”고 했다. 그는 “(칩거하는 동안) 저와 정의당의 책임을 깊이 숙고했다”면서 “저는 한눈팔지 않고 최선을 다했는데, 국민들은 남 탓한다고 보셨던 것 같다. 시대의 상처가 있는 낮은 자리에서 미래를 말하겠다. 어렵더라도 피하지 않고,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원칙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정치 실종된 대선에 답답”
심 후보는 이번 대선을 “정치가 실종된 대선”, “시대정신과 비전이 실종된 대선”이라고 날을 세웠다. ‘역대 최고 비호감 대선’이라는 시민들 반응에는 “후보자와 후보자 가족을 둘러싼 도덕성과 자질 시비가 많다. 이런 비리 의혹이나 자질 논란은 입후보 전에 털어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런 문제제기가 민주당과 국민의힘 중심으로 이뤄지는 양상에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때 “벽에 둘러싸인 듯 단절감을 느꼈다”는 심 후보는 “짧은 대담 외엔 양당 후보 본인과 가족을 뒤덮은 여러 도덕적 문제제기에 우리가 끼어들 틈이 없었다”고 했다. 양당이 청년 공략에 집중하는 모습을 두고는 “2030 세대가 권리를 주장하기 시작하자 이를 남녀로 갈라치기하며 혐오와 차별에 기대는 나쁜 정치가 횡행했다. 이런 과정에서 2030 세대에서 혼란이 있었다고 본다”며 “그런 정치가 과연 더 좋은 시민의 삶을 보장했고 사회통합을 이뤘나 반문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윤·이, 양자토론 추진 사과해야”
심 후보 자신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를 포함한 4자 토론은 “빨리 성사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양자 토론을 추진한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향해서는 “민주주의를 훼손한 것이고, 큰 당 후보가 소수정당 후보를 배제하려는 비겁한 일”이라며 “두 후보가 사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심 후보는 “빨리 4타 토론을 성사시켜 후보의 도덕성, 자질, 비전 문제를 검증하고, 국민들이 누구를 선택할지 확신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면서 “다자토론이 필요하다는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기 싫은 분들은 빼놓고 토론하는 게 민주주의 원칙에 더욱 가깝다”고 말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