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첫 3연승’ IBK기업은행, 분위기가 바뀌었다

‘시즌 첫 3연승’ IBK기업은행, 분위기가 바뀌었다

기사승인 2022-02-03 16:38:47
승리를 자축하는 IBK기업은행 선수단.   프로배구연맹(KOVO)

여자프로배구 IBK기업은행이 반등하기 시작했다.

IBK기업은행은 올 시즌 최악의 팀이었다. 주장이자 주전 세터였던 조송화의 항명 사태로 서남원 전 감독이 물러나는 과정에서 내홍에 휩싸이며 명문 구단 이미지를 구겼다. 팀 성적도 바닥을 쳤다. 올 시즌에 7연패와 8연패를 한 차례씩 기록하면서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지난해 12월 김호철 감독을 선임했지만, 여전히 승리와는 연이 멀었다. 부임 후 7경기 만에 승리를 거뒀지만, 지난달 18일 리그 최하위 페퍼저축은행에게 17연패 탈출의 제물이 되는 등 위태위태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더욱 쳐질 거란 예상과 달리 페페저축은행전 패배가 오히려 IBK기업은행에게는 약이 된 듯 하다. 더 이상의 패배는 없다는 듯 더욱 몸을 아끼지 않고 경기에 임했고, 점점 이기는 경기가 많아졌다. KGC인삼공사 2연전을 모두 이기더니 지난 2일 화성종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한국도로공사와 홈경기를 세트 스코어 3대 1(27-25 25-14 17-25 25-21)로 승리했다.

시즌 첫 3연승이다. 하위권이 아닌 중상위권 팀들을 상대로 거둔 승리라 더욱 값졌다. 최근 5경기에서 4승을 수확하며 돌풍의 팀으로 거듭났다. 5위 흥국생명(25점)과 승점 차도 6점 차로 줄였다.

외국인 선수 달리 산타나가 최근 좋은 폼을 이어가고 있다. 산타나는 레베카 라셈의 대체 선수로 지난해 12월 합류했다. 하지만 경기를 당장 뛸 수 있는 몸이 아니었다. 당연히 경기에서 제대로 된 모습을 보이지 못했고, 경기를 제대로 출전하지 못했다. 입단 후 초반 6경기에서 10점을 올린 경기가 단 하나도 없었다. 일각에서는 라셈을 다시 데려와야한다는 쓴소리를 냈다.

몸이 어느 정도 만들어지면서 산타나는 핵심 자원으로 급부상했다. 지난달 15일 흥국생명전에서 23득점을 올리며 부진 탈출의 신호탄을 쐈다. 이어 지난 2일 한국도로공사전에서 26득점으로 자신의 시즌 최다 득점 기록을 깼다. 공격 성공률도 62.50%로 높았다. 김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오늘처럼 한다면 만족한다”고 산타나를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레프트 표승주도 자신감을 찾은 모습이다. 시즌 초반부터 계속해서 부진하던 표승주가 5라운드 돌입 이후 2경기에서 각각 27점과 20점을 올리면서 팀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시즌 초반 30% 초반까지 떨어졌던 공격 성공률도 최근 6경기에서 모두 40% 이상을 기록할 정도로 좋은 폼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 외에도 팀의 주축 선수인 김희진은 꾸준한 활약상을 이어가고 있다. 김 감독 체제에서 라이트로 전향해 11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고 있는 등 외국인 선수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 조송화의 빈자리를 메우고 있는 김하경은 조금씩 주전 세터로 성장하고 있다.

김 감독은 “팀이 어려운 상황에 부닥쳤을 때 돌파구가 필요했다. 그게 내가 이 팀에 부임한 이유가 아닌가 싶다”라며 “나는 선수들이 할 수 있는 분위기만 만들어줬다. 나머지는 선수들 스스로가 했다”고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IBK기업은행의 올 시즌 ‘봄 배구’ 진출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플레이오프권 팀들과 승점 차가 30점 넘게 차이 난다. 그럼에도 IBK기업은행은 포기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김 감독은 “사실상 봄 배구는 어려워졌지만 남은 5~6라운드에서 팬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경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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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h094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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