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빅테크 희비...페이스북 역대급 주가 폭락에 ‘위기’

美 빅테크 희비...페이스북 역대급 주가 폭락에 ‘위기’

기사승인 2022-02-04 15:18:26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이른바 MAGA로 불리는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실적에 따른 주가 흐름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애플, 구글의 지주회사(모기업) 알파벳, 이커머스기업 아마존은 어닝서프라이즈(전망치 대비 실적 증가)로 최근 증시 하락세를 방어하는데 성공했다. 반면 글로벌 최대 메신저 메타(구 페이스북)는 어닝쇼크로 인해 주가가 26%나 떨어졌다. 이는 페이스북이 상장 이후 가장 큰 주가 하락(일일 기준)이다.

향후 반등 가능성도 불확실하다. 메타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타킷광고는 애플의 개인정보보호 정책으로 막혀있는 상태다. 젊은 세대에서 경쟁 플랫폼인 틱톡 등에 밀리고 있다. 신성장동력인 메타버스 사업도 방향성이 모호한 상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3일(미국 현지시간) 메타의 주가가 전 거래일 대비 26.39% 급락했다. 이날 주가폭락으로 이 기업의 시가총액은 2300억 달러(277조원)이 증발했다. 

메타의 주가 폭락은 전날 발표한 4분기(2021년) 실적이 시장 컨센서스(추정치) 대비 부진했기 때문이다. 

메타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336억7000만달러(약 40조7000억원)로 시장 예상치인 334억달러보단 많았지만, 순이익은 같은 기간 8% 줄어든 102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주당순이익(EPS)도 3.67달러로 시장 추정치인 3.84달러를 밑돌았다. 다음 분기 성장 전망치도 3~11%로 기존 예상치(15%) 보다 크게 낮췄다. 

페이스북 CFO 데이빗 웨너는 다음 분기 전망치를 기존 예상치(15%) 보다 크게 낮춘 3~11%로 추정했다.

메타의 부진은 사실상 예견된 것이었다. 첫 번째 악재는 애플이 쏘아올린 ‘개인정보보호’ 정책 변경이다. 팀쿡 애플 CEO(최고경영자)는 지난해 새로운 개인정보 보호기능을 담은 모바일운영체제를 적용했다. 이는 페이스북 등 SNS(소설네트워크서비스) 업체들이 고객의 개인정보를 추적할 수 있도록 허용할지 여부를 아이폰 이용자들이 선택하도록 하는 기능이 탑재돼 있다. 

이 정책이 적용되면 그동안 페이스북이 개인정보를 통해 활용한 고객 맞춤형 광고를 제대로 이용할 수 없게 된다. 물론 애플이 표면적으로 내세운 것은 ‘개인정보 보호’라는 취지지만 사실상 광고수익 헤게모니를 빼앗기 위한 것이다. 스마트폰을 통해 모바일 생태계를 장악한 애플의 이 같은 정책 변경은 페이스북에 큰 타격으로 이어졌다. 

실제 데이비드 웨너 메타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이번 분기 실적 발표 이후 “지난 3분기와 유사하게 4분기에도 애플의 프라이버시 정책 변경이 광고 매출에 타격을 입혔다”며 “올 한해만 광고 비즈니스 손실액이 100억 달러(약 12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인플레이션(물가 인상)으로 인한 광고 수익도 줄어들고 있다. 애플의 정책 변경으로 페이스북 광고주들이 고객 맞춤 타깃 광고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게다가 물가가 인상하면서 광고 집행 예산도 줄어든 상황이다.

감소세로 이어지고 있는 이용자 수도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다. 특히 경쟁 SNS인 틱톡이 성장하면서 플랫폼 입지가 줄어들고 있다. 메타는 지난 4분기 페이스북의 하루 이용자 수는 19억2900만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분기(19억3000만명)에 비해 100만명의 이용자 수가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미국 투자은행 파이퍼샌들러가 미국 청소년 1만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인스타그램(81%), 스냅챗(77%), 틱톡(73%)을 주로 사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페이스북 사용자는 27%에 불과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남대종 연구원은 “페이스북은 2022년 애플의 개인정보 보호 정책 변화로 인해 전년 대비 8.5%(1000억 달러) 감소할 수 있다”며 “틱톡, 유튜브 등의 매체들로 인해 온라인 광고 시장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메타버스 사업도 여전히 물음표다. 메타의 가상·증강현실(VR·AR)사업부문인 리얼리티랩은 지난해 102억달러에 달하는 순손실을 기록했다.

메타버스 사업도 아직 결실을 내기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페이스북은 가상현실 소셜공간 ‘호라이즌’을 선보이고 있지만 아직 대중화되기엔 가격이 비싸고 기기가 무겁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메타버스 시장은 최근 새롭게 만들어진 산업 영역이 아닙니다. 그동안 수많은 기업들이 VR/AR 시장을 확장시키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 왔다. 모바일 AR게임 ‘포켓몬고’도 메타버스의 시초격이라고 할 수 있습. 구글도 이미 AR를 활용한 글래스를 내놓았다가 시장에 외면받았다.

메타버스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여전하다. 게임 매체 ‘PC게이머’는 ‘메타버스는 헛소리(bullshit)’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메타버스는 허상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PC게이머는 칼럼에서 “이미 인터넷 자체가 스노우 크래시가 구상한 메타버스보다 큰 개념”이라며 “SF 메타버스를 추구하는 기업들은 이를 멋지게 포장하지만 실제로 12시간 동안 메타버스에서 머무르는 것은 지옥 같은 일이라는 점을 말하진 않는다”고 지적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유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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