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울경’ 찾은 이재명… 키워드는 ‘능력‧미래‧민주 정부’

‘부울경’ 찾은 이재명… 키워드는 ‘능력‧미래‧민주 정부’

부울경 찾아 미래 청사진 제시
尹 향해 “당당하면 특검받아라… 무능한 후보는 죄악”
“노무현 대통령 선거 때보다는 낫다” 자신감 표시하기도

기사승인 2022-02-06 16:22:37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6일 경남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있다.    사진=최기창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순회를 마쳤다. 그는 최근 차가운 지역 민심을 의식한 듯 미래 먹거리‧신산업 육성 등 청사진을 제시했다. 아울러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저 앞마당에서 공약을 발표하는 등 ‘제4기 민주정부 창출’과 민주당이 선택한 후보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5일부터 이틀 동안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을 돌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이 지역의 산업 구조를 개편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가장 먼저 울산으로 향했다. 이 후보는 울산과학기술원(UNIST)에서 “그동안 산업발전과 경제성장을 앞세우는 과정에서 정작 울산시민의 삶의 질에는 소홀하지 않았는지 살펴야 한다”며 “산업도시 울산을 넘어 사람이 행복한 도시 울산으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역 공약 발표 이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을 통해 “재생에너지 산업체제로의 전환은 대한민국 경제를 다시 회복하고 성장시키기 위한 피할 수 없는 과제”라며 “야권 일각에서 수소 경제에 대해 매우 경시하고 있다. 에너지 전환을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창원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현대로템 창원공장을 찾아 시설을 둘러본 뒤 “대한민국 산업화의 상징이던 경남의 역할을 다시 세우겠다. 경남을 미래 대한민국의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역 격차와 불균형을 해소하는 국토 대전환은 이제 국가생존의 문제”라며 “경남과 부산‧울산을 아우르는 ‘부울경 메가시티’가 국토 균형발전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5일 경남 현대로템 창원공장에서 기자들의 질의를 받고 있다.   사진=최기창 기자

이 후보는 부산시민과 지지자를 직접 만나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범죄에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그는 부산 해운대 이벤트광장에서 “민주당이 많이 부족했다. 공직자의 문제 있는 행동에 대해 수용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충분히 져야 했다. 그래서 부산 시민이 심판하신 것”이라며 사실상 사과했다. 

다음날인 6일에는 부산 지역의 발전 방향을 위한 공약을 발표했다. 이 후보는 부산항 국제전시컨벤션센터와 부산상공회의소에서도 부산 지역의 숙원을 제대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가덕도 신공항과 부울경 메가시티 등을 이날 역시 강조했다. 이 후보는 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의 꿈과 약속을 다시 세우겠다며 “부울경 메가시티를 중심으로 부산의 위상을 다시 세우겠다. 제2나 제3의 도시가 아니라 부산 그 자체로 세계 속에 우뚝 서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지원도 약속했다. 그는 “부산의 유치 경쟁력을 극대화하겠다”며 “국무총리를 추진위원장으로 선임하고 세계박람회 조사단의 현장 방문 시 대통령이 직접 영접에 나서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6일 경남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 앞마당에서 남부수도권 공약을 발표한 뒤 소속 정당 정치인들과 함께 취재진의 질의를 받고 있다.   사진=최기창 기자

하지만 이날에는 국민의힘과 윤석열 후보를 겨냥한 듯 다양한 작심 발언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 후보는 부산상의에서 “똑같은 기회를 활용하지 못하는 건 리더로서 죄악이다. 무능은 죄악”이라고 국민의힘을 비판했다. 또한 “부산 시민들의 판단영역”이라면서도 “실제 정책을 채택해서 집행할 용기와 추진력이 있는지, 부산의 미뤄진 과제를 추진할 사람이 누구인지를 확인해 달라”고 당부했다.

부산항 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도 “약속을 지키지 않았던 사람들이 갑자기 이번 대선 이후에는 약속을 지킬 거라고 한다. 믿을 수 없다”며 “국민에게 정치 불신을 심어준 국민의힘에게 이 나라의 미래를 맡길 것인지 심사숙고해주길 부산 시민들에게 부탁한다. 가족‧이웃을 위한 부산시민의 합리적 판단을 간곡하게 요청한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 일정이었던 경남 봉하마을에서도 윤 후보를 겨냥해 “문제가 있으면 엄정하게 수사하고 의문되는 점을 철저하게 수사하라는 것이 대선 후보의 마땅한 입장이다. 결국 화천대유 업자들에게 이익을 준 쪽은 윤 후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부산저축은행이 종잣돈이었다. 충분히 없앨 수 있었는데 방치해서 결국 LH가 공공개발을 포기했다. 시의회의 방해도 있었다”며 “결국 화천대유 업자들에게 이익을 준 쪽이 윤 후보다. 이익을 본 것도 윤 후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5일 부산 해운대 이벤트광장에서 시민들과 지지자를 향해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최기창 기자

아울러 “50억 클럽 당사자인 곽 전 의원이 구속됐으면 나머지도 엄벌해야 한다. 그런데 왜 수사했냐고 압박하는 건 결국 수사를 막으려고 하는 것”이라며 “당당하고 자신이 있으면 조건 달지 말고 특검을 수용하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후보는 경남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 앞마당에서 남부수도권 공약을 발표하는 등 자신이 민주당 후보임을 강조하는 모습도 있었다. 또한 노 전 대통령 묘소 앞에서 무릎을 꿇으며 잠시 시간을 갖기도 했다. 

다만 부울경 지역의 민심은 여전히 이 후보에게 우호적이지 않다. 쿠키뉴스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가 지난 2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1012명에게 ‘차기 대통령 선호도(다자대결)’를 물은 결과 이 후보와 윤 후보는 각각 40.4%와 38.5%를 획득하며 오차 범위 내에서 접전을 펼쳤다. 그러나 이 후보는 부울경에서 26.7%에 그쳤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이 지역에서 49%를 얻었다.

이 후보는 괜찮다는 반응이었다. 그는 부울경 일정을 전부 소화한 뒤 지역 민심에 대한 질문을 받자 “노무현 대통령이 선거를 치를 때보다는 훨씬 나은 것 같다”며 자신감을 표시했다. 

기사에 인용한 설문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조사방식(유선 전화면접 16.2% 무선 ARS 83.8% 무작위 RDD 추출)으로 진행했다. 응답률은 4.0%,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 3.1%p다. 통계보정은 2021년 12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기준 성‧연령‧지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뤄졌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한길리서치 혹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부산‧울산‧창원‧김해=최기창 기자 mobydic@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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