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인간 생명 이용될 수 없다”…“생명안전 파수꾼 정부” 다짐 [대선현장]

이재명 “인간 생명 이용될 수 없다”…“생명안전 파수꾼 정부” 다짐 [대선현장]

이재명 “죽음에 이르는 참담함, 반드시 바꿀 것”
시민들 “변화 필요” 인류애로 하나된 모습

기사승인 2022-02-10 11:52:38

▲서울시의회 앞 '임시기억공간'을 둘러싼 취재진들.   사진=오정우 인턴기자

장사진을 이룬 인파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자 참담함과 동시에 열띤 기류가 광장을 에워싸고 있었다. "이윤중시 풍조"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를 성토하는 피해자 및 유가족들 옆에는 노트북과 카메라로 무장한 취재진들로 북새통이었다. 그 뒤로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를 지지하는 시민단체들을 비롯해 개인 방송가(유튜버)들이 노란 선을 경계로 빽빽이 자리했다.

나이, 성별, 국적을 막론하고 수많은 인파들이 '이재명' 이름을 듣자 수군대며 발을 한데 모았다. 겨울 추위에도 열기는 좀처럼 사그라들 생각이 없어 보였다. 발길을 돌리기는커녕 오히려 아픈 팔을 부여잡으며 구호가 가득한 피켓을 치켜드는 이들을 마주할 수 있었다. 현장에서는 후보 한마디 한마디에 카메라와 스마트폰 셔터 소리가 이어졌다.

▲이재명 후보가 삼성전자 백혈병 사태를 호소하는 발언에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거리를 가득 메운 행렬을 지나 이 후보는 9일 오후 1시께 단상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오전 일정으로 디지털 성범죄 근절을 위한 대담에서 흰 폴라를 입었던 그는 차분한 의상으로 갈아입고 서울시의회 앞  세월호 임시기억공간 마당에서 ‘대선후보 생명안전 국민약속식' 현장을 찾았다.

행사가 시작되자 스텔라데이지호 실종자의 누나 허경주씨는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마저도 이윤으로 보는 게 문제"라는 이 후보의 발언을 인용했다. 이어 허씨는 "인재(人災)는 천재지변이 아니라 사람이 막을 수 있다"고 호소했다.

이 후보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들은 두 손을 끌어 모으고 국민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이 후보는 엄숙한 표정으로 피해자들과 유가족을 바라보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삼성전자 백혈병 사태 피해자 어머니 김신영씨도 이 후보를 앞에 두고 가감없이 현 제도의 모순점을 지적했다. 불편한 거동을 아랑곳하지 않은 채 김씨는 "어떤 현장에서 일하든 노동자들은 산재(처리)를 받으려면 회사로부터 자료를 받지 않는 이상 (직접)입증해야 한다. 정말 잘못됐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후보는 피해자의 눈높이에 맞춰 거듭 자세를 낮췄다.

이 후보는 피해자 및 유가족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했다. 그는 "이런 참사 피해자들의 모임에서 말하게 되어 유감"이라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고 단호히 말했다. 이어 "유가족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인간의 생명을 이윤으로 생각하는 풍조를 바로잡겠다"면서 "누가 국정을 맡든 간에 생명과 안전이 가장 중요한 가치다. 이재명 정부는 생명 안전 파수꾼이 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피해자 및 유가족들을 위로하는 이재명 후보. 연합뉴스

재차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인 이 후보는 "국민의 삶이 희생되는 일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국가와 사회가 심기일전하여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이 발언 후 현장에 참석했던 한 피해자 유가족이 이 후보를 붙잡고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이 후보가 흐느끼는 유가족을 위로하자 더욱 고개를 들지 못했다.

이날 현장에서 행사를 지켜본 20 유권자들도 대부분 변화의 필요성에 공감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만 이재명 후보의 발언에 대해서는 엇갈린 평가도 나왔다.

현장에 있던 백지현(23·가명)씨는 "정권과 관계 없이 생명과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법안이 마련되어야 한다"며 "5인 미만 사업장에도 필요 법안이 제정되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는 유가족이 말한 내용을 인용하며 "(후보들이) 단순히 행사에서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행동으로 실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4·16연대에서 활동 중인 채은(29·여)씨도 "꾸준히 해당 공약을 제기한 정의당 심상정 후보와 달리 이 후보는 메인으로 삼고 있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다만 "관련 법안이 요구된다"며 "생명과 안전을 위한 변화에는 일맥상통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오정우 인턴기자 loribv0413@kukinews.com

오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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