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지난해 역대급 순이익…불안요소 여전

4대 금융지주, 지난해 역대급 순이익…불안요소 여전

기사승인 2022-02-10 22:01:03
쿠키뉴스DB
국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금융)가 대출 증가와 증시 활성화 영향에 지난해 사상 최대 순이익을 거뒀다. 다만 4분기에는 희망퇴직, 비은행 부문의 부진 등으로 전년 대비 순이익이 감소했다. 때문에 올해는 금융지주 실적이 크게 증가하긴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출 규제와 증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또한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내놓은 금융규제 완화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4대 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은 14조5429억원으로 전년 대비 34.48% 증가했다. 이는 금융지주 설립 이후 최대 실적이다. 

이 가운데 KB금융지주는 지난해 4조4096억원이라는 순이익을 내면서 기존 최대 기록이었던 2020년(3조4552억원)보다 27.6% 증가했다. 

‘리딩금융 라이벌’ 신한금융지주도 지난해 4조193억원의 순이익을 내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기존 역대 최대 기록이었던 2020년의 3조4146억원보다 17.7% 증가한 것이다. 

이어 하나금융지주의 실적도 양대(KB·신한) 금융지주의 4조원 클럽에는 못미쳤지만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다. 하나금융지주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지배기업 지분 순이익 기준)은 3조5261억원으로 전년동기 보다 33.7% 증가했다. 

우리금융지주는 증권사가 부재했음에도 최대 실적을 거뒀다. 우리금융지주의 지난해 순이익은 2조5879억원으로 전년(1조3073억원) 대비 98% 급증했다. 이익 규모가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4대 금융지주의 이 같은 실적은 ▲대출 증가에 따른 이자이익 급증 ▲비은행 부문의 실적 성장 등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금융지주는 역대급 실적에 맞춰 배당성향도 일제히 늘렸다. 늘어난 실적 만큼 주주친화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KB금융과 신한·우리금융은 각각 배당성향을 26%, 25%대로 결정했다. 하나금융지주도 지난해 연간 배당성향을 26%로 정했다.

다만 금융지주가 올해에도 무난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다. 전 세계 중앙은행이 양적완화 축소로 돌아서고 있어서다. 또한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내놓은 지원책도 부메랑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부채는 1700조원을 웃돌았다. 특히 가계부채 증가율은 7.9%로 전년(4.1%) 대비 2배 가까이 올랐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한국의 높은 가계 부채 수준이 한국 은행권 신용등급에 부담을 주는 요인”이라며 “심각한 경제 충격이 발생할 경우 이는 은행의 취약점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신용도 위험이 큰 자영업자들의 대출도 은행으로선 부담이다. 현재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대출 만기연장 및 원리금 상환유예 규모는 총 137조2577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3월 상환 유예가 종료되기에 향후 은행이 감당할 부채 리스크도 그만큼 커진 상황이다. 그렇다고 다시 상환 유예를 연장하는 것도 은행과 차주 모두에게 부담이다. 현재 코로나19가 장기화됨에 따라 자영업자 10명 가운데 4명이 폐업을 고려하는 등 비관적 인식이 커지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자영업자들의 어려운 사정은 이해가 간다. 하지만 대출을 탕감하지 않는 한 유예가 되더라도 결국 갚을 수 밖에 없다”며 “상환이 그만큼 늦어지면 차주의 이자 부담도 커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은행도 잠재된 부실을 떠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유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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